
정부가 은행권에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테크기업에 기술력을 담보로 대출을 실시하는 기술금융 잔액이 3년 만에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확대될 예정인 만큼, 기술금융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10월말 기준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318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302조8000억원) 대비 15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기술금융 잔액은 지난 2022년 326조원을 기록한 뒤 △2023년 304조5000억원 △2024년 302조8000억원으로 지속 감소해 왔다. 작년 10월엔 318조6000억원 기록하면서 3년 만에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 확대를 요구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다수 성장기업은 보유한 기술력이 높아도 사업 불확실성이 크기에 은행권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기술금융 제도는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나 매출 등이 부족해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4년 마련됐다. 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과 기술신용평가사(TCB)가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형태다.
업계는 올해부터 기술금융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관련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 중장기 전략에 따라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와 국가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자체 여신분류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작년 12월부터 생산적 금융 성장지원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 조직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여신 관리·심사 조직도 재편했다. 국가 전략산업과 미래성장 분야에 자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은행도 기업특화채널 BIZ프라인센터와 BIZ어드바이저센터를 통해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인공지능(AI)·모빌리티 등 첨단전략사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투자금융본부를 생산적투자본부로 재편하면서 IB그룹 산하에 배치했다. 신성장 사업 및 기술혁신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 함께 기술금융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기술기업 자금 공급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관련 조직과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만큼, 기술금융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