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만들어도 성능은 그대로”…GIST, 상용화 한계 넘는 대면적 태양전지 핵심 기술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사진과 효율 그래프.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사진과 효율 그래프.

국내 연구진이 태양전지를 큰 면적으로 제작해도 효율과 안정성이 떨어지지 않는 차세대 소재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강홍규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부소장 연구팀이 강원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내부 층과 층 사이의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계면공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A4 용지의 약 4분의 1 크기(24.8㎠) 대면적 모듈에서도 22.56%의 높은 전력 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500시간 이상 사용 후에도 초기 성능의 약 94%를 유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가볍고 공정이 간단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면적이 커질수록 성능과 수명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로 인해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면적이 클수록 내부 박막이 균일하게 형성되기 어렵고 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증가해 효율과 안정성이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강홍규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부소장(왼쪽)과 깅상조 연구원이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 성능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강홍규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부소장(왼쪽)과 깅상조 연구원이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 성능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태양전지 내부에서 전자의 이동을 담당하는 전자수송층의 계면 특성에 주목했다. 전자수송층으로 널리 사용하는 주석산화물(SnO₂)은 전자 이동에는 유리하지만, 표면이 잘 젖지 않아 그 위에 형성되는 박막이 고르지 못하고 미세한 결함 때문에 전자가 중간에 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전자수송층을 형성하는 초기 단계에서 고분자 물질인 폴리에틸렌이민(PEI)을 SnO₂과 함께 혼합하는 간단한 공정 방식을 도입해 한 번에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단순한 공정만으로 박막이 고르게 형성되도록 하는 특성(표면 젖음성)과 전자 이동 특성 조절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SnO₂ 전자수송층을 만드는 초기 단계에서 계면을 직접 제어함으로써 추가 공정 없이도 큰 면적으로 제작해도 박막이 균일하고 품질 편차가 적도록 했다. 잉크를 인쇄하듯 박막을 형성하는 프린팅 방식 등 대량 생산에 적합한 태양전지 제조 공정에서 특히 유리한 접근법이다.

김상조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연구원(왼쪽)과 강홍규 부소장. 오른쪽 위 왼쪽부터는 강원대학교 류미이 교수·조일욱 박사.
김상조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연구원(왼쪽)과 강홍규 부소장. 오른쪽 위 왼쪽부터는 강원대학교 류미이 교수·조일욱 박사.

그 결과, 소면적 셀뿐만 아니라 큰 면적으로 제작한 태양전지 모듈에서도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으며,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태양전지의 면적이 커질수록 문제가 됐던 박막이 고르지 않게 형성되는 현상과 박막 내부나 층 사이에 생긴 미세한 틈이나 불완전한 접합 부위에서 전자가 사라져 전기로 활용되지 못하는 손실(비발광 재결합 현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A4 용지의 약 4분의 1 크기(24.8㎠) 대면적 모듈에서도 22.56%의 높은 전력 변환 효율을 기록했으며, 500시간 이상 사용 후에도 초기 성능의 약 94%를 유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강홍규 부소장은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핵심 난제로 꼽혀온 젖음성과 박막 균일성 문제를 간단한 공정으로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 만큼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대면적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