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가격담합과 독과점 지위 남용, 원가 부풀리기 등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세금을 탈루한 '생필품 폭리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7일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곳,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해 유통비용을 높인 먹거리 유통업체 6곳 등 총 17개 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고물가로 서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생활물가 상승률은 2021년 3.2%, 2022년 6.0%, 2023년 3.9%, 2024년 2.7%, 2025년 2.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체재가 부족한 생필품 특성상 가격 상승의 충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는 점도 조사 배경으로 꼽았다.
국세청은 생필품 제조업체 신고 내용과 유통 거래구조를 분석한 결과 일부 기업이 독·과점 지위나 담합을 악용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고 변칙적 방법으로 세부담을 회피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짓 매입과 특수관계법인 부당 지원금을 원가로 계상해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자녀 소유 법인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이익을 분여하며 유통비용을 높인 사례도 포함됐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시장 우월적 지위나 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고 그에 따른 매출 증가분에 대해 거짓 매입 세금계산서 수수나 특수관계법인 이익 분여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명백한 경우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17개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4000억원 규모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가 지난해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55개 업체, 지난해 12월 '시장 교란행위' 31개 업체 조사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명분으로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한 정황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가격담합 대가 지급, 특수관계법인 부당 이익 분여, 법인자금 유출 등 불법 행태를 중점 검증할 계획이다. 필요 시 일시보관과 금융추적을 적극 활용하고,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 적발 시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안 국장은 “앞으로도 생활필수품 가격을 왜곡해 서민 부담을 키우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엄정한 세무검증을 통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