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상품 비교·설명 제도를 두고 생명보험업계와 보험대리점(GA)업계가 충돌하고 있다. 기존에 GA협회를 중심으로 비교·설명 시스템이 구축돼 운영되고 있었음에도 생보협회가 유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사실상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각 협회별로 운영될 예정이면서 보험영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생명보험협회는 '대형GA 보험상품 비교설명 지원 시스템' 개발에 나선 상태다. 해당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손해보험협회도 이를 활용하게 된다.
보험상품 비교·설명 제도는 설계사 수 500인 이상을 보유한 대형GA가 보험을 판매할 때 소비자에게 3개 이상 동종 또는 유사한 상품을 비교·설명토록 규정한 규제다. 기존에 대형GA 소속 설계사들은 GA협회 비교·설명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에게 비교 안내를 진행해 왔다.
현재 GA협회 비교설명 확인서에는 △보험금 및 지급사유 △보험기간 △보험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 △해지환급금 관련 사항(환급률, 해지환급금 예시 등) △재계약 관련사항(갱신기간 등) △해당 보험상품의 차별화된 특징 등 7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생보협회가 자체 시스템 개발에 나선건 올해부터 소비자에게 수수료에 대한 안내가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설계사가 상품 판매시 받게 될 수수료를 5개 등급으로(△매우높음 130% 이상 △높음 110~130% △평균 90~110% △낮음 70~90% △매우 낮음 70% 이하) 구분해 안내토록 제도를 개편해 3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기존 GA협회가 운영하던 시스템으로는 상품별 판매수수료 비교가 불가능해 자체 개발에 나섰다는 것이 생명보험협회 측 설명이다. 수수료 안내 시행 시점에 맞춰 전체 대형GA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까지 비교가 가능한 신규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지급할 수수료와 관련된 정보는 GA에서 알 수 없고 원수사(보험사)에서 기재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비교설명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기존 GA협회 시스템을 대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간 GA협회가 사실상 동일 기능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는 점이다. GA협회 역시 수수료 정보공개를 앞두고 수수료 비교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약 7년간 시스템 유지·관리 및 고도화에 들였던 비용을 감안하면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영업시장에서 판매수수료는 가장 중요한 정보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수수료 취합 주체 역할을 맡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보험상품 비교·설명 시스템을 거치지 않으면 대형GA 소속 설계사가 제도를 준수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현재 GA협회는 즉각 생명보험협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진위 파악에 나섰다. 전일엔 GA협회와 생명보험협회 담당자 간 회의가 진행됐으나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GA협회 관계자는 “현재 진상을 파악중이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면서도 “명확한 진상 파악 후 대응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