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전틱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인 유아이패스(UiPath)는 '유아이패스 2026 AI 및 에이전틱 자동화 트렌드 보고서(UiPath 2026 AI and Agentic Automation Trends Report)'를 통해 글로벌 AI 지형에서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과 향후 변화를 제시했다. IDC에 따르면 아태지역의 기업 AI 지출은 2025년 900억 달러에서 2028년 1,76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며, 한국의 AI 지출 역시 같은 기간 7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투자 증가의 중심에는 에이전틱 AI가 있으며, 실제로 아태지역 기업의 40%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고, 50% 이상은 2026년까지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원준 유아이패스 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도 에이전틱 AI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약 24%는 이미 에이전틱 AI를 도입했으며, 생산성과 효율성, 비즈니스 성장을 목표로 에이전틱 자동화 워크플로우와 AI 에이전트 활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26년 AI 경쟁에서 앞서가는 기업은 단편적인 파일럿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안에서 사람과 업무, 기술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실행 전략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태지역이 더 이상 글로벌 AI 기술의 단순한 소비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을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주체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2026년을 전후해 아태지역은 혁신적인 AI 기술을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키며, 글로벌 기술 지형에서 개발과 수출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아태지역이 보유한 다양한 산업 기반과 빠른 기술 수용력, 풍부한 인재 풀에 기반하고 있다.
AI 투자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아태지역 기업의 절반 이상은 기존 다른 영역의 예산을 재배정해 AI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 AI 에이전트 투자를 계획한 기업 중 약 29%는 이미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는 단기 실험 중심의 접근을 넘어, 중장기 성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기업들은 AI 투자를 통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의 주요 경영진은 AI 투자 이후 12~18개월 내 3~4배 수준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AI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검증과 책임성에 대한 요구 수준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AI의 역할 역시 비용 절감 중심에서 매출 창출과 성장 동력 확보로 확장되고 있다. 그동안 AI는 업무 자동화와 운영 효율화 도구로 인식돼 왔지만, 추론과 계획을 수행하고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있다. 2026년에는 아태지역 기업들이 AI를 핵심 운영 전반에 내재화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성장 엔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 서비스 기업은 대출 심사와 보험금 청구 검증 전반을 간소화해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제조 기업은 공급업체 및 재고 관리, 생산 일정 최적화에 AI를 적용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수요 기반 제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오케스트레이션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아태지역 기업의 70% 이상은 향후 18개월 내 오케스트레이션이 의미 있는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분절된 워크플로우를 연결해 AI 에이전트,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로봇, 사람의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조정·제어·최적화함으로써, 복잡한 업무 환경에서도 일관된 의사결정과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에이전틱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뢰'는 AI 확장과 활용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태지역 기업들은 AI 도입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거버넌스, AI 판단 과정의 투명성, 보안, 규정 준수가 기술 성능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신뢰에 대한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AI의 확장과 고도화는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일하는 방식과 인력 구조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고용주의 86%는 2030년까지 AI와 정보 처리 기술이 자사 비즈니스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의 업무 환경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사고와 판단을 수행하고, 로봇이 실행을 담당하며, 사람은 방향을 제시하고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역할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휴먼 인 더 루프'에서 '휴먼 온 더 루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2030년까지 대부분의 직무에서 요구되는 기술의 약 70%가 AI로 인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아이패스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26년이 아태지역 AI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태지역은 이미 파일럿과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통합적이고 가치 중심의 AI 솔루션 구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사람·로봇의 활동을 전사적으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도입, 신뢰와 규정 준수를 뒷받침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에이전틱 시대에 대비한 인력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외부적으로는 대규모 AI 투자와 빠른 기술 성숙, 풍부한 인재 풀을 바탕으로 아태지역이 글로벌 기술의 소비자를 넘어 세계를 위한 기술 개발 주체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아태지역이 에이전틱 시대에 단순히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주도하는 역할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