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m 화면으로 '핑퐁' 한 판?... 뉴욕 빌딩에 설치된 초대형 비디오 게임

미국 뉴욕 원 리버티 플라자에 설치된 피에르 위그의 작품 '아타리 라이트'.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미국 뉴욕 원 리버티 플라자에 설치된 피에르 위그의 작품 '아타리 라이트'.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뉴욕의 한 고층 빌딩 로비에 길이 312m에 달하는 거대한 게임판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 금융지구에 있는 원 리버티 플라자 로비에 천장에 설치된 조명 작품 '아타리 라이트'(Atari Light; A::Light)를 소개했다.

프랑스 예술가 피에르 위그가 제작한 이 작품은 144개의 정사각형 조명을 이어 붙인 형태로, 약 9.7m 높이 천장에 설치돼 있다.

평범한 로비 조명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정사각형 패널은 컴퓨터 콘솔에 연결돼 있다. 로비에 있는 커피 테이블에 놓은 유선 컨트롤러 두 개로, 천장 조명을 스크린 삼아 아타리 게임 '퐁'을 즐길 수 있다.

미국 뉴욕 원 리버티 플라자에 설치된 피에르 위그의 작품 '아타리 라이트'.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미국 뉴욕 원 리버티 플라자에 설치된 피에르 위그의 작품 '아타리 라이트'.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앞서 예술가와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가 협업해 건물 외벽에 테트리스 같은 게임이 설치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영구적으로 초대형 게임이 설치된 것은 처음이다.

화면 지름만 1024피트(약 312m)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세계 최대 규모의 비디오 게임 중 하나가 됐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및 관리 회사인 브룩필드 프로퍼티스는 최근 몇 년간 54층짜리 오피스 빌딩 로비를 전면 개·보수하는데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로비에서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예술 작품을 찾는 데 집중했다.

미술 자문가 제이콥 킹이 떠올린 예술가는 1990년대 현대 미술의 지형을 바꾼 위그다. 위그는 1999년, 빈 분리파 건물에서 연 전시를 통해 '아타리 라이트'를 처음 선보였다. 나치에 의해 불탔던 천장의 격자 무늬 위에 당시 사람들에게 익숙한 비디오 게임 '퐁'을 조명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위그의 작품 대다수는 수집가들이 영구적으로 전시하기 어려운 형태인데, 아타리 라이트는 드물게 영구 전시가 가능했다.

총 3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아타리 라이트 중 한 작품을 100만달러 미만으로 구매한 브룩필드는 이 작품을 건물 로비에 설치하기로 했다. 2014년 마지막 전시 이후 창고에 보관된 작품이 10여 년 만에 나타난 순간이다.

킹은 원 리버티 플라자에 아타리 라이트를 접목한 이유에 대해 “익숙하고 지루한 공간을 놀이처럼 재밌게 바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