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시' Fed 의장 지명…한은, 환율 부담 덜고 '가계부채' 사투

트럼프 “워시, 분명히 금리 인하 원해”…통화 완화 기대 확산
한미 금리차 축소로 정책 자율성 확대…환율 안정·자본 유출 방어 청신호
1900조원 넘어선 가계부채는 난제…“한은, 신중한 인하” 무게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 [사진= 연합뉴스 제공]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 [사진=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며 강한 금리 인하 메시지를 내놓았다. 미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그간 환율 불안과 한미 금리 격차에 제약받아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30일 백악관에서 워시 지명자를 '완벽한 후보자'라고 평가하며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밝혔다.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됐던 워시 지명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언급하면서, 시장은 이를 향후 연준 통화정책 방향의 강력한 완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하 주기에 진입하면 역대 최대 수준인 한미 금리 격차가 점진적으로 축소되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 완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자본 유출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 돼, 한은이 국내 경기 여건을 직접 고려할 수 있는 정책 자율성을 넓혀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을 검토할 여지도 커질 수 있다.

다만 19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불안은 한은의 정책 판단을 제약하는 핵심 변수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자산시장 과열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원화 가치 변동에 따른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변화도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속도와 환율 흐름, 가계대출 증가세를 종합적으로 살피며 기준금리 조정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시 지명자는 과거 매파 성향으로 평가받은 인물인 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두드러지면 연준 정책 기조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한은 역시 성급한 인하보다는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접근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