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밀지도를 해외로 반출 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의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도·플랫폼·모빌리티 등 8개 산업에 타격을 주며, 해가 지날수록 총비용이 증가해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글이 고정밀지도 반출을 신청한 지 19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실증한 연구 결과다.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는 3일 대한공간정보학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산학협력 포럼에서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시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150조~197조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간정보 및 지도·디지털플랫폼·모빌리티·건설·관광·물료·유통 및 소매·기타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가장 낙관적인 케이스를 150조6800억원, 중립적 케이스로 187조4900억원, 가장 비관적인 케이스로 197조3800억원을 산정했다. 구체적으로 △연평균 산업 피해 △연평균 잠금 비용 △연평균 전환 비용 △연평균 보안기대 비용 △연평균 준수 비용 △연평균 감사 비용과 함께 연평균 △로열티를 구성 요소로 삼고, 시간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추산하기 위한 동태 연산가능일반균형모형(CGE)을 적용했다.
정 교수는 “2035년만 놓고 볼 때 낙관적 케이스에서 53조원, 비관적 케이스에서는 99조원으로, 이를 GDP로 환산하면 2%에서 4% 정도 손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정밀지도 반출로 인한 연간 총 비용이 침투 확산과 잠금 효과, 산업 종속으로 도입 초기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누적 비용도 가파르게 증가해 비가역적인 경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9년 전후부터 시장 잠식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와 로열티로 인한 해외 누수 비용이 급증해, 2032년 이후에는 구조 비용이 가속화되는 경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책 선택지가 점차 축소될 것”이라면서 “2028년부터는 경향성이 굳어지기 때문에 관련 정책을 만들어 대응하지 않으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고정밀지도 반출 전에 △표준·API 등 상호운용성 확보 △플랫폼 공정 경쟁 제도화 △연구개발(R&D) 강화 및 표준 선점 △산업 생태계 개선 △위험 관리 거버넌스 구축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연구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시 부정적인 영향을 실증적인 데이터로 제시한 것으로, 2007년 구글이 비공식적으로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연구다. 대한공간정보학회는 해당 연구를 후속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고정밀지도 반출은 경제적 손실과 함께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대종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지도·플랫폼·모빌리티 등 8개 산업 등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것이지만, 공간 정보라는 가치가 제대로 반영된다면 경제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면서 “고정밀지도 반출은 국가의 미래, 안보와 직결되는 생존과 관련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