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에너지 저장 물질 발굴…AI 先예측·後실험 검증 성공

AI 기반 탄소계 하이드레이트 촉진제 발굴 가속 개념도.
AI 기반 탄소계 하이드레이트 촉진제 발굴 가속 개념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박영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가스를 얼음처럼 고체 상태로 저장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더 쉽게 만들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내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조건에서 얼음처럼 단단한 구조를 만들고, 그 안에 메탄·수소·이산화탄소 같은 에너지 가스가 갇힌 고체 물질이다. 에너지 가스를 작은 부피에 많이 담을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저장·수송 기술로 주목받아 왔지만, 아주 차갑고 높은 압력 조건이 필요해 실제 활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분자의 모양과 성질(SMILES) 및 분자 그래프, 실험 조건에 대한 다양한 물리화학적 정보를 한꺼번에 학습하는 멀티모달 딥러닝 AI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모델은 분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원자들이 연결돼 있는지, 온도와 농도 같은 조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고려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어느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박영준 교수(왼쪽)과 옥유성 박사과정생.
박영준 교수(왼쪽)과 옥유성 박사과정생.

AI 분석 결과 기존 연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황(S)을 포함한 순환 구조 유기 분자 가운데 하나인 '에틸렌 설파이트'가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에 효과적인 물질로 도출됐다. AI가 제안한 이 물질을 실제로 합성해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 실험과 구조 분석에 적용했다.

AI 예측값과 실험 결과가 약 1메가파스칼(㎫) 이내의 오차로 일치했으며, 기존 메탄 하이드레이트 대비 약 12K(켈빈·절대온도의 단위) 이상 완화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하이드레이트 형성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는 에너지 가스를 보다 낮은 압력과 높은 온도에서 저장·수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차세대 에너지 저장·수송 소재 개발과 탄소중립 기술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히 실험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물질이 유망한지 먼저 제시하고 그 효과를 실제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가스 하이드레이트뿐 아니라 에너지·환경 소재 개발 전반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 전략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