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실리콘랩스(SLAB)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엣지 인공지능(AI) 확산에 맞춰 무선 연결과 아날로그 전력·신호 제어를 묶어 공급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은 양사 간 논의는 상당히 진전된 상태로, 이르면 수일 내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TI의 10여년 만 최대 인수다. 앞서 TI는 2011년 내셔널 세미컨덕터를 65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인수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TI는 산업용, 차량용, 가전용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대표 반도체 제조사다. 시가총액은 약 2020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전력 관리와 신호 제어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애플의 주요 공급사다.
실리콘랩스는 저전력 무선 통신과 IoT(사물인터넷)용 칩 설계에 강점을 지닌 업체다.
시장에서는 TI가 인수에 성공하면 전력·신호 제어 중심의 아날로그 사업에 무선 연결성 역량을 보태며, 산업·자동차·데이터센터 등 전방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설계 자산 확보를 위한 인수·지분투자가 잇따른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암페어 컴퓨팅을 65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인텔의 FPGA 사업부 '알테라' 지분 51%를 약 87억5000만달러에 확보한 바 있다.
TI는 설계 역량 보강과 함께 대규모 제조 인프라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6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텍사스와 유타주에 걸쳐 총 7개 생산설비(팹)를 신·증설할 방침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