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전시장이 개관 40여 년 만에 대규모 리모델링에 돌입한다. 운영사인 코엑스는 안전 확보와 정부의 영동대로 복합개발(GITC) 사업 연계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전시 공간 부족을 우려하는 마이스(MICE) 업계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시장 운영사인 코엑스는 노후화된 시설 안전 보강과 GITC 공사 일정 준수를 위해 2027년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약 1년 6개월간 코엑스 A·C홀(약 2만㎡)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공사는 단순 도색이나 방수 등 부분 보수에 그쳤던 2008년 리모델링과 달리, 40년 만에 건물 구조까지 변경하는 '대수선' 공사다.
코엑스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안전 관리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후 시설의 전면적인 구조 변경 없이는 관람객과 전시 주최사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리모델링은 서울시와 국토부가 추진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GITC)' 프로젝트와 맞물려 있다. 코엑스 측은 정부가 제시한 2028년 말 준공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전시장 가동을 멈추고 공사를 진행하는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시 업계 일각에서 요구하는 '재실 공사(전시장을 운영하며 공사 진행)' 방식을 택할 경우, 공사 기간이 늘어나 정부의 GITC 전체 공기를 맞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엑스는 전시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 폐쇄 대신 B·D홀은 정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코엑스 측은 “원칙적으로는 안전을 위해 전관 폐쇄 후 공사가 이상적이지만, 전시 주최사들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고려해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절반의 공간은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리모델링은 코엑스의 숙원 사업으로, 무역협회는 시설 소유주로서 내부 유보금을 투입해 공사비를 지원하고, 실질적인 공사 수행과 운영은 자회사인 코엑스가 서울시 프로젝트와 연계해 전담한다.
그러나 전시 주최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A·C홀이 1년 6개월간 리모델링에 들어가면 서울 내 가용 전시 면적이 급감해 중소 제조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일산 킨텍스 제3전시장 완공 시점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전시 주최자 협회 등 관련 업계는 오는 9일 삼성동 무역센터 앞에서 성명 발표와 피켓 시위를 예고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전시 주최 기업 관계자는 “리모델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사업 터전이 줄어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단순한 공지 통보가 아니라 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상생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