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계약법에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특성을 반영한 '과업 변경'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관련 법개정이 이뤄지면 공공 발주자는 법적 근거에 따라 추가 과업에 대한 대가 지급 등을 이행할 수 있어 부담이 줄어든다.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던 추가 과업 대가를 둘러싼 발주처와 사업자 간 갈등을 줄이는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주희 의원실은 국가계약법 제19조(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내 현행 '설계 변경'을 '설계 변경(규격 변경 및 사업 내용의 변경 포함)'으로 구체화한 내용을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 등이 용역 등 조달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낙찰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이 기준이 된다. 과업내용 변경 등으로 인해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현행 국가계약법은 SW사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지속 받아왔다. 19조 내 계약금액 조정 요건에 '설계 변경'이 있지만 이는 '공사계약' 등 건설업에 국한돼 SW사업에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의원실이 마련하는 개정안은 '규격 변경 및 사업 내용의 변경 포함'이라는 내용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설계 변경이 아니라 세부 요건을 추가한 것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을 통해 SW사업 특성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한 중견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 대표는 “그동안 사업자와 갈등을 겪은 발주처 상당수가 추가 과업에 대한 계약금액을 지급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토로했다”면서 “법개정이 이뤄진다면 법적 근거가 마련돼, 이들 갈등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도 해당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주희 의원실이 추진하고 있는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 SW사업 과업 변경 합리화와 계약 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도 과업 변경을 법적으로 포함하는 국가계약법 개정안과 관련한 내용이 언급됐다.
특히 AI 사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직된 '총액확정계약' 시스템에서는 과업 변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현재 주요한 문제는 정해진 기간과 예산 내에서 과업 범위 조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사업 구조”라며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공공 시스템 장애와 법적 분쟁도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닌 제도적 미비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공공SW사업 개선을 위한 4대 과제로 △과업 기준선 명확화와 '확정' 제도 도입 △과업심의위원회(과심위)의 실효성 및 전문성 강화 △유연한 대가 지급 체계 마련 △국가계약 제도의 정합성 제고를 위한 법적 보완을 제시했다.
송기호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전무는 “과심위 과정을 준비하려면 컨설팅 비용, 법무법인 지원 등 다양한 리소스가 들어가지만, 현재 과심위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은 모두 권고에 그쳐 강제성이 없다”며 “결국 SW업체들이 과업 변경을 통한 적정 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과심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