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감독 행정도 AI 전환...CAIO 신설해 AX 본궤도”

2026년 업무계획 발표...인공지능 전환(AX) 전략 수립·실행 총괄 조직 구축
보험사기 대응 ‘AI 에이전트’ 개발 착수...지능화·조직화 범죄 사전 차단
민원 상담부터 조사까지 AI 전면 도입... ‘종이 없는’ 인허가 통합 시스템 가동
내용과 무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 전자신문 DB]
내용과 무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 전자신문 DB]

금융감독원이 올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감독 업무 전반에 이식하는 '금융감독 AX(인공지능 전환)'를 선포했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보직을 신설하고 민원 처리부터 불공정거래 조사, 보험사기 적발까지 AI를 전면 도입해 감독 행정의 과학화와 투명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금융감독 AX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의사결정과 실행 조직, 관련 내규를 아우르는 AI 거버넌스를 금감원 내에 구축하겠다”며 “AI 기술을 접목한 감독 업무 디지털화와 수요자 중심 서비스 제공으로 감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감독 행정의 디지털 업무 혁신을 위해 조직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원 내 AX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는 CAIO를 지정하고, AI 위원회와 실무협의회를 설치해 운영할 방침이다. 임직원이 AI 기술을 활용할 때 지켜야 할 '가칭 임직원 AI 활용 윤리기준'도 제정해 책임 있는 혁신 기반을 마련한다.

이 원장은 “감독 행정 권한 행사의 통제가 소홀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며 “AI를 활용해 감독 서비스의 품질을 균질화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감원은 나날이 조직·고도화되는 최신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AI 에이전트' 개발에도 착수한다. AI를 활용해 보험사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신 보험사기 유형 대응을 위해 AI 에이전트 개발에 착수했고, 특이 사항과 이상 징후를 전산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1조1502억원으로 3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허위 병원 진단서를 위·변조해 보험금을 청구한 사례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AI를 악용한 신종 수법이 등장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구체적인 AX 실행 방안으로 민원과 분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한다. 유사 사례와 판례 등 공정하고 일관된 판단 근거를 AI가 자동 추천함으로써 소비자 권익 침해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불공정거래 조사 시스템에도 AI 기술을 새롭게 적용한다. 지능화하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AI 불법 정보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신규 유형의 불법 광고를 신속히 모니터링해 피해 발생을 사전에 차단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이상 급등 종목을 분석해 혐의 구간을 자동 솎아 내는 AI 기능을 개발해 조사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회사의 업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낸다. 금감원은 접수부터 심사까지 인허가와 등록 업무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인허가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올해 중 접수 건수가 많은 전자금융업 등 9종을 우선 개발하고, 2027년까지 전 유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내적 쇄신을 지속하고, 공정한 금융 패러다임과 굳건한 금융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