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넘어 '에너지'로… 솔루엠, 북미 전력기기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우뚝

솔루엠. 사진=솔루엠
솔루엠. 사진=솔루엠

오는 3월 도쿄에서 열리는 리테일테크 재팬 2026을 앞두고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 ICT 기업 솔루엠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주력인 전자가격표시기(ESL) 시장의 글로벌 리더를 넘어, 전기차(EV) 충전 및 AI 서버용 전력 모듈을 앞세워 북미 전력기기 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대선 이후 보편적 기본 관세와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솔루엠은 선제적으로 구축한 멕시코 티후아나 생산 거점을 통해 이 파고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국경과 인접한 멕시코 공장은 관세 절감 효과는 물론, 북미 현지 고객사에 대한 즉각적인 공급과 물류 효율성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중국산 전력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솔루엠의 'Made in Mexico' 전략은 북미 유통사와 에너지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솔루엠의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은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유럽(CE) 인증에 이어 미국 판매 인증인 UL 인증을 획득하며 북미 시장 진출의 법적 토대를 완성했다.

솔루엠의 30kW급 모듈은 최대 60도의 고온에서도 출력 저하 없이 성능을 유지하며 차세대 전력 반도체(SiC FET) 적용으로 96% 이상의 압도적 효율을 자랑한다. 전성호 대표는 ESL 사업으로 확보한 방대한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형 마트 주차장에 리테일 매장용 급속 충전기를 공급하는 모델을 논의 중이라며 신사업 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북미 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솔루엠의 표준화 서버용 파워(MCRPS)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CPU 기업 인텔(Intel)과 협업해 개발한 이 제품은 고전력 공급과 고밀도 설계를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하드웨어 브랜드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한 표준화 모델이라는 점에서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서버용 파워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가시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솔루엠은 2028년까지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Vision 3·3·3'을 선포한 바 있다. 그 핵심 동력은 전체 매출의 약 90%가 발생하는 북미와 유럽 시장이다.

현지 시장 전문가들은 솔루엠이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2026년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과 북미 전력기기 수출 호조가 맞물린다면 기업 가치의 극적인 재평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솔루엠의 전력 기술은 지상의 리테일 매장에서부터 하늘 위 스페이스X 우주선, 미래를 여는 전기차 충전소와 AI 데이터센터까지 북미 시장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