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는 당뇨 환자의 아픔을 덜기 위해, 침이나 땀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비침습 센서' 개발이 활발하다.
다만 이 경우 전극 제작용 틀(마스크)을 만들고, 노광 및 식각 공정을 거쳐야 한다. 또 포도당을 감지하는 효소는 열·빛에 쉽게 변질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이 한양대와 함께 이런 문제를 해소한 센서기술을 구현했다. 마스크 공정 없이 제작할 수 있는 비효소식 포도당 센서기술을 개발했다.
양찬우 생기원 신산업부품화연구부문 수석연구원과 이화성 한양대 재료화학공학과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전극을 직접 형성하는 방식으로 땀 기반 혈당 센서에 적용할 수 있는 전극 구조와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의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 않고 전극을 제작하기 위해 레이저로 원하는 전극 모양을 직접 그려내는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산화주석 나노입자를 섞은 플라스틱 소재에 레이저를 조사해 내부 산화주석을 표면에 노출시키고, 이를 구리 용액에 담가 레이저를 쏜 부분에만 구리가 붙어 전극이 만들어지도록 했다. 이어 구리 전극의 산화를 막기 위해 니켈과 금을 차례로 입혀 3중 구조의 보호막을 만들었다.
레이저 조사로 울퉁불퉁해진 표면은 포도당과 닿는 면적이 넓어져 감지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온 처리나 진공 장비 없이도 휘어지는 플라스틱 기판에 직접 적용할 수 있고, 전극 모양을 바꿀 때도 컴퓨터에서 레이저 경로만 수정하면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한 전극 위에 효소 대신 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비효소식 센서를 구현했다.
단백질 촉매인 효소는 열에 약해 레이저 공정 적용이 어렵지만, 금속 촉매는 고온에서도 안정적이어서 레이저 공정과 결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전극에 백금과 탄소 복합체를 도포해 포도당 감지 층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금속 촉매가 땀 속 포도당과 직접 반응해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는 센서를 구현했다.
실험 결과 제작된 센서의 포도당 검출 민감도는 상용 전극 대비 약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센서는 굽힘반경 5㎜ 조건에서 10만 회 반복 굽힘 시험을 거친 결과, 전기 저항 변화가 웨어러블 센서의 내구성 기준인 25% 이내로 확인됐다.
개발된 성과는 생기원 뿌리분야 대표과제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창의연구형) 과제를 통해 창출됐으며, 지난해 12월 바이오 소재 및 센서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ACS Applied Bio Materials'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양찬우 수석연구원은 “마스크 공정 없이 레이저만으로 고감도·고내구성 땀 혈당 센서를 구현했다”며, “비침습 당뇨 모니터링 기술과 웨어러블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