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국내 배터리 소재업계가 사업 축을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인공지능(AI) 인프라·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배터리 3사도 ESS·로봇용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가운데, 소재사들도 지역·용도별 전략 재편에 나섰다.
동박 업계는 생산 거점과 제품 믹스 조정에 집중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헝가리)에서 EV용 공급을 유지하면서, 북미(캐나다) 공장을 중심으로 ESS용 동박 비중을 지난해 5%에서 올해 30%까지 확대 목표를 세웠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익산 공장을 AI 회로박 중심으로 전환하고, 말레이시아는 EV·ESS용 전지박 생산기지로 운영하는 이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양극재 업계는 ESS용 리튬인산철(LFP)와 전고체 소재 대응을 강화한다. 엘앤에프는 LFP 자회사 설립 후 국내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양산 목표, SK온과 북미 LFP 공급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라인 일부를 ESS용 LFP로 전환해 하반기 공급 예정이며, 팩토리얼과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양극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차세대 소재 투자도 병행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양극재·고체전해질 양산을 준비 중이고, 엔켐은 산화물·고분자 기반 복합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는 ESS용 분리막 수주 확대와 유럽 생산능력 확충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업계 전반에서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고 ESS·AI·로봇 중심 수요로 대응하는 전략 전환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전기차 업황 둔화에 따른 사업 전략 변화가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사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급성장 중인 시장에 대한 속도감 있는 대응을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