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빅테크(대형기술기업) 직원들마저 AI에 밀려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기업 구조조정 현황 실시간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전 세계 27개 기술기업이 총 2만4818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구조조정된 직원 수(32개사·2537명)의 10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테크업계 인력 감축 규모는 2023년 26만432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5만2922명, 2025년 12만4201명으로 감소 추세였는데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된 배경으로 AI 기술의 발전이 꼽힌다. 사람 대신 AI가 프로그래밍 코드 작성 등 업무를 맡으면서 경력이 짧은 '주니어 개발자' 채용이 대거 축소됐고, 일부 기업은 핵심 사업 모델마저 위협받게 됐다.
이달 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발생했던 기술주 투매 현상이 대표적이다. AI 업체 앤스로픽이 지난달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를 선보였을 당시, 범용 AI 도구가 고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서비스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로 기술주 투매가 발생한 것이다.
AI 산업을 확실한 먹거리로 인식한 테크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업부들의 규모를 줄이는 추세도 관련 업계의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개발 경쟁 심화로 모든 빅테크가 개발자들을 공격적으로 흡수하던 트렌드가 최근 2∼3년 크게 바뀌었다”며 “예컨대 메타 인력은 2022년 3분기 8만7천명으로 고점을 기록했다가 2023년 6만6000명까지 감소했고, 현재는 7만8000명으로 증가폭이 확연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이 우리의 상상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테크기업들은 점점 더 적은 인력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고 이 트렌드는 다른 산업으로도 서서히 전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