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아키텍처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육군협회(AROKA)가 지난 11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2026 제1차 AROKA 고위리더십 안보포럼'에서 신인섭 국방정보통신협회장은 '(미군의) 확고한 결의 작전(OAR)에 나타난 다영역작전의 성공요소 분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아키텍처가 무기고를 이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OAR은 지난 1월 3일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을 직접 현지에서 체포하기 위해 벌인 전격적인 군사 작전명이다. 고도의 정보전과 압도적 화력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로 평가받고 있다.
신 협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OAR 작전은 148분 만에 미군 사상자 없이 작전을 성공시켰다”라며,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지휘통제 아키텍처'와 'AI 기반의 의사결정'을 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군은 대규모 폭격으로 적을 제압하는 전통적 방식을 버리고,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을 결합해 적 지휘통제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체포임무를 맡은 델타포스 침투 지원을 위해 전술 전략폭격기, 전투기, 정찰기, 헬리콥터 등 항공기 150여대 이상이 동원됐고 미국 우주사령부는 위성 등을 통해 감시 정찰과 통신을 지원했고, 사이버사령부는 베네수엘라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사이버전을 전개했다.
이러한 통합 지원으로 최소한의 물리적 정밀 타격으로 상대의 방공망을 파괴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3분 만에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미군의 특수작전부대인 '델타포스'가 희생 없이 적지에 침투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육·해·공·사이버·우주에 분산된 각 제대별 전투자산을 하나의 지휘통제체계로 통합하여 각 공격을 초 단위로 오케스트레이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OAR에서 주목받은 것은 작전의 생존 가능성과 성공 확률을 끌어올린 인공지능(AI) 역할이었다. 애초 작전 개시 예정일의 기상은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헬기의 엔진 효율이 떨어지고, 산악 돌풍으로 인해 헬기의 추락 위험이 큰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험한 비행 기상 조건에도 불구하고 델타포스를 태운 헬리콥터는 베네수엘라 군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위는 해수면 약 30미터 위로 비행하고 12시 45분에 가장 위험한 고비로 여겨졌던 베네수엘라 고지대를 통과했다.
신 협회장은 이에 대해 “AI로 분석한 결과, 공기 밀도가 높아져 헬기 양력이 최적화되는 시점을 AI가 정확히 예측했다”라며 “이는 마치 헬기에 에너지 음료를 주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냈으며, 해발 2000m 급경사 산맥을 넘어야 하는 극한의 기동을 가능케 한 결정적 한 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무기 체계를 가지고 데이터 분석만으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이 깊이 있게 살펴볼 사안이라며, 이는 2026년부터 본격화되는 국방 AI 대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신 협회장은 “AI 기술은 데이터가 없으면 쓸모가 없다”라며 “모든 군대가 우선 강한 무기를 선호하는 것은 이해하나, 전장의 모든 요소를 '데이터 세트' 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과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갖춘 부대를 '소프트웨어 정의 부대(Software Defined Forces)'라고 한다”라며, “그 중심에는 국방 데이터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미래전은 '데이터 중심 전쟁(Data Centric Warfare)'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 협회장은 “역사학자였던 앨빈 토플러에 의하면 인류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이 변했고, 전쟁의 방식은 이 삶의 방식을 따라갔다”라며 “AI 시대에는 경제든 군사든 '데이터 아키텍처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전의 승리자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을 강조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