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63조원 '호라이즌 유럽' 中 연구협력도 '빗장'

EU, 163조원 '호라이즌 유럽' 中 연구협력도 '빗장'

유럽연합(EU)이 7년간 955억유로(약 163조5084억원)를 투입하는 핵심 연구·혁신 기금 '호라이즌 유럽'에서 중국 기관의 참여 제한 범위를 연구 프로젝트 전반으로 대폭 확대했다.

한-유럽 연구센터와 네이처에 따르면, 호라이즌 유럽을 총괄하는 EU 집행위원회는 올해부터 지식 창출과 신기술 타당성 검증을 포함한 연구(research) 전 영역에 대해 중국 기관의 참여를 제한했다. 그동안 혁신(Innovation) 프로젝트에 한해 적용하던 제한을 기초·원천 연구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디지털·시민안보는 물론 문화·기후·생물경제 분야의 일부 민감 주제 연구에서 중국 기관 참여가 전면 차단됐다. 국방 분야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중국 대학 그룹 '국방 7대학(Seven Sons of National Defence)' 소속 대학도 호라이즌 유럽에서 배제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으로의 원치 않는 기술 이전을 막고 유럽의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생명공학, 양자기술 등 4대 전략기술 분야에는 추가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해당 분야 공고에 지원하는 기업은 중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소유·지배구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중국 기업에 하청을 주는 것도 금지된다.

현재 중국 참여가 가장 활발한 CL6(식량·농업·환경) 분야에서는 7개 세부 주제 중 바이오경제·순환경제 관련 1개 주제에서 중국 기관 참여가 금지됐다.

이에 대해 해외 일부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켄트대학교 사회학자 조이 장(Joy Zhang)은 네이처에 “호라이즌 유럽이 중국의 IP·정보도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대응 방식은 그렇지 않다”며 “IP 도난은 최첨단 발견을 하는 연구자들이 아니라 상업 기업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12월 아시아 최초로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에 가입했다. 국내 연구자는 EU 연구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과제에 참여해 연구비를 받을 수 있다.

호라이즌 유럽은 개별 회원국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연구혁신(R&I) 사업을 EU 차원에서 수행해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전략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EU는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55억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