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오는 4월부터 자국 공항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최근 항공기 선반 등에서 보조배터리 과열·연기 사고가 잇따르자 고강도 안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4월 시행을 목표로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이용을 금지하는 방침을 확정하고 국내외 항공사에 관련 지침을 통보했다. 조만간 항공법에 근거한 안전 규정도 손질할 예정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승객은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없으며, 좌석 전원 콘센트를 통해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객실 반입 가능 수량은 1인당 최대 2개로 한정된다.
이번 조치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항공기 화재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수납함 화재 사건과, 같은 해 10월 오키나와 나하발 하네다행 전일본공수(ANA) 기내 연기 발생 사례 등이 계기가 됐다.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과 충격에 취약해 발화 가능성이 있다”며 “선반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이 어려워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보조배터리를 선반이 아닌 좌석 주변에 보관하도록 권고해왔으나, 이번에는 '사용 자체 금지'로 한층 강화된 의무 규정을 도입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지난달부터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한일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탑승 수칙도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한편 일본 주요 공항들은 이번 조치에 대비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뒤 이용할 수 있는 충전 구역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하네다 공항은 현재 3개 터미널에서 1160여 개의 충전 설비를 운영 중이며, 향후 추가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