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가격·물량 담합 의혹에 대해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기업간거래(B2B) 시장의 88%를 점유한 주요 업체들이 6년간 가격을 맞추고 물량을 나눠 가졌다는 판단이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씨제이제일제당·한탑 등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같은 날 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
심사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약 4개월 반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업체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장기간에 걸쳐 밀가루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거래 물량을 배분했다고 봤다. 관련 매출액은 5조8000억원 규모로 산정했다. 조사 대상은 라면·제빵·제과사 등 대형 수요처와의 직거래는 물론, 대리점을 통한 간접거래까지 포함했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를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격담합)와 제3호(물량배분 담합) 위반으로 판단했다.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법상 과징금은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 앞서 검찰이 고발을 요청한 7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에 대해서는 이미 고발을 마쳤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피심인들은 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 열람·복사 등을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공정위는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