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세금 올리자… 2년간 기업 오너 6000명 “脫영국”

최근 2년 사이 영국을 떠난 기업 소유주가 약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2년 사이 영국을 떠난 기업 소유주가 약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2년 사이 영국을 떠난 기업 오너가 약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금 제도 개편과 국가 경쟁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인들의 해외 이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산관리사 래스본스의 보고서를 토대로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의 기업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전했다.

조사 기간 동안 영국에 새로 자리 잡은 기업 소유주는 3182명이었지만 5940명은 영국을 떠났다. 이에 따라 순감 인원은 2758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을 떠난 이들 가운데 정보기술 분야 종사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요 목적지로는 아랍에미리트가 1순위로 꼽혔고, 이어 스페인과 미국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상속세와 자본이득세율이 상향 조정되고 비거주자의 해외 소득 송금에 적용되던 과세 특례가 폐지되는 등 고자산가에 부담을 주는 조치가 시행됐다. 세무 환경 변화가 기업가들의 거주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최근 2년 사이 영국을 떠난 기업 소유주가 약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2년 사이 영국을 떠난 기업 소유주가 약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미셸 화이트 래스본스 개인자산 부문 책임자는 “부유한 기업인들의 국경 간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며 “세제 혜택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거주지를 재검토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경제 역량과 인재 유입 경로, 조세 체계 측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래스본스는 또 지난해 영국 내 백만장자가 1만6500명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이 운용 가능한 자산 규모는 약 918억 달러(약 1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스위스 자산관리사 롬바르오디에 그룹의 알리 자누디 신흥시장 담당은 기업인들의 핵심 거점이던 영국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가들은 갈수록 세계 단위로 판단하고 이동성도 커지고 있다”며 “더 효율적이고 이점이 많은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