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양극화가 생산액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첨단 생물의약품 분야는 생산액이 급증해 전체 성장을 이끌었지만 한약재·의약외품·의료기기 등 내수 비중이 큰 업종은 3년 연속 감소하거나 정체 흐름을 보였다. 산업의 기초 체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2025 식품의약품 산업동향통계'에 따르면 전체 의약품 생산액은 2022년 28조9500억원에서 2023년 30조6400억원, 2024년 32조86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핵심은 생물의약품이다. 생물의약품 생산액은 2022년 5조4127억원에서 2023년 4조9936억원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2024년 6조3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1%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생물의약품 비중은 전체의 19.2%에 그쳤지만 1년 새 늘어난 전체 의약품 생산액 2조2200억원 중 약 1조3189억원을 차지하며 증가분의 60%를 담당했다.

반면 전통·생활 보건 분야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약재 생산액은 2022년 2455억원에서 2023년 2337억원, 2024년 2219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한의계는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 부족을 요인으로 지적한다.
의약외품 생산액도 2022년 2조1394억원에서 2024년 1조6037억원으로 약 25% 감소했다. 팬데믹 당시 방역용품 수요가 정상화된 데 따른 역기저 영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 규모 역시 2조2688억원에서 1조7544억원으로 줄어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됐다.
정책과 자본이 첨단 분야로 집중되면서 기초·내수 기반 업종 침체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기기 산업도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2024년 의료기기 생산액은 11조4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9% 증가에 그쳤다. 2022년 15조원대와 비교하면 약 4조원 줄어든 규모다.
같은 해 수출액은 7조1700억원으로 5.91% 증가했으나 국내 시장 규모는 2022년 11조8800억원에서 2023년 10조7300억원, 2024년 10조540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수출이 증가했지만 내수 위축이 생산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위축된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업혁신본부장 상무는 “미국 트럼프 정부 관세 영향과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며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국내 성장 정체 국면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가 유일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