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통신사들이 초고밀도·저전력·분산형 기반의 AI 데이터센터(AI DC)를 새 주력 사업으로 낙점하고 인프라 재설계에 나서고 있다. 단순 네트워크 망 제공자를 넘어 'AI 인프라 설계자'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에서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은 각사의 AI DC 핵심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AI 전환기, 통신 인프라를 재설계하다'를 주제로 AI DC 컨퍼런스가 열렸다. SK텔레콤, NTT, 싱텔, 이앤 등 아시아 주요 통신사는 컨퍼런스와 전시를 통해 AI DC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은 랙당 1㎿(메가와트) 수준의 '초고밀도' 전략을 내세웠다. 싱텔의 AI DC 브랜드 넥세라는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랙당 200㎾의 전력을 운영 중인데 이를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에 맞춰 밀도를 1㎿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빌 창 싱텔 디지털인프라 CEO는 “전력망과 같은 'AI 그리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NTT는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광통신 기술로 해결하는 'IOW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기술을 전시했다. 기존 전자식 연결을 광 기반으로 전환해 전력 소모를 100배 줄이고 전송 용량은 125배 늘리는 기술이다. 지연 시간을 1.2ms 이내로 단축해 전세계 15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분산형 광 컴퓨팅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중동 통신사 이앤(e&)은 모듈러 데이터센터를 UAE 전역에 배치하는 '분산형 에지' 전략을 내세웠다. 연산 자원을 사용자 현장에 근접시켜 산업 특화 솔루션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국내 통신사 역시 독자 기술력과 그룹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AI DC 시장을 B2B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울산에 하이퍼스케일 AI DC를 구축 중이다. 수전 용량을 기존 100㎽에서 1GW로 키우면 최대 100조원 규모 투자가 발생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AI DC 인프라 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각 국가에 맞는 산업용 AI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소버린 AI 패키지'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LG유플러스도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계열사 역량 결집에 초점을 맞췄다. 파주에 200㎽ 규모의 수도권 최대 AIDC를 구축한다. 최대 12만 장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원팀 전략을 실행해 고객 맞춤형 앤드투앤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통신 리더들은 AI DC가 막대한 전력과 고성능 장비, 초고속 네트워크를 요구하는 만큼,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선 통신사 간 공동 대응과 워크로드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인프라 운영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응용 서비스까지 일괄 제공하는 'AI 풀스택' 턴키 수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MWC특별취재팀(바르셀로나)=박지성 부장(팀장), 정용철·박준호 기자 사진=김민수 기자 jungyc@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