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美 연방조달 정책 통한 '한국형 혁신조달' 전략 논의...“혁신을 살리는 조달” 필요해

STEPI·KIP 공동 세미나 참석자들
STEPI·KIP 공동 세미나 참석자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원장 윤지웅)은 한국조달연구원(KIP·원장 이상윤)과 함께 5일 서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빌딩에서 '혁신을 살리는 조달, 혁신을 죽이는 조달'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혁신 주체들의 도전적 수요가 실질적인 시장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점검하고, 공공조달을 혁신 촉진의 정책 수단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제도적 유연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영달 뉴욕기업가정신기술원장은 '미국의 혁신지향 공공조달 사례와 한국형 혁신조달 구축 전략'이란 주제로, 공공조달이 단순 구매를 넘어 혁신 생태계를 설계하는 정책 수단으로 기능해 온 미국의 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을 설명했다.

이 원장은 미국이 국방·에너지·보건의료 등 임무 지향적 분야에서 조달을 초기시장 창출의 플랫폼으로 활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기술개발과 기업 성장, 산업 기반 확충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해 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공공이 '최초 구매자'로서 도전적 기술의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가 확인된 기술이 후속 조달과 민간 시장으로 확산되는 전환 구조를 제도적으로 설계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사례가 단순한 공공조달 제도를 넘어 기술혁신과 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혁신지향 공공조달이 △임무 기반 수요 설정 △실증 기회 제공 △성과 검증 이후 확산 구조 마련 등 단계적 체계를 통해 기술개발과 기업 성장을 연결하는 정책 프레임워크로 작동해 왔다는 점이 소개됐다.

반면, 국내 조달제도는 규제와 관리 중심의 운영 관행이 강해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과 확산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이 원장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둔 조달 구조는 도전적 기술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며 “혁신을 살리는 조달은 통제 중심이 아니라 기회 창출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Q&A에서는 공공조달을 연구개발(R&D), 산업정책, 기술사업화와 보다 긴밀히 연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조달이 혁신기업·연구기관·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제도 운영의 유연성과 정책 목표의 일관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선우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공공조달은 혁신기업의 기술이 시장에서 검증되는 첫 관문이 될 수 있다”라며 “조달제도가 전략기술 육성과 기업 성장의 연결 고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통합적 정책 설계와 운영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혁신제품 스카우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STEPI가 관련 연구 기반을 강화하고 KIP와 공동으로 혁신조달 정책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STEPI는 향후 혁신조달이 국가 전략기술 육성과 혁신 생태계 조성의 핵심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정책 논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