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최대 승자는 러시아”…유가 폭등에 푸틴 '에너지 대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타스 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타스 통신.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에너지 위기의 최대 수혜국으로 러시아가 지목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은 7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여파로 저유가 흐름이 반전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시장에서 다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 시장에서 러시아산 석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는 국제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 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돼 왔지만 최근에는 가격 격차가 줄어들거나 일부 거래에서는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원유 거래업자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브렌트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석유시설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연합뉴스
이란 석유시설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연합뉴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 사이에서 원유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퍼센트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글로벌 석유 시장의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할 수 있도록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 의 나빈 다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세계는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 4일 이란에 대한 공격과 서방의 러시아산 석유 제재가 유가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제 다른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란 전쟁이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막히고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 감산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8퍼센트 이상 상승해 배럴당 92.62달러로 마감했으며, 주간 상승률은 28퍼센트에 달했다.

다만 고유가는 일반적으로 산유국 전반에 이익이 되지만, 이번 전쟁으로 걸프 해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고유가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여왔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