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급락으로 5000선 붕괴까지 우려됐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조만간 종식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중동 전쟁 조기 종료 기대감이 반영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0.72포인트(5.35%) 오른 5532.5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5% 이상 오른 5523.21에 출발했으며 장중 5595.88까지 상승하며 6%대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수 급등으로 오전 9시 6분 코스피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전날 코스피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5.96% 급락한 5251.8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대이란 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매우 곧(Very soon)”이라고 답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쟁 충격을 반영한 코스피 단기 예상 밴드를 4350~6600선으로 제시했다.
전쟁 충격이 확대되는 최악 시나리오에서는 유가 급등과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이 반영되며 4350~5650선까지 하락 가능성이 제시됐다. 반면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전쟁 불안 심리가 일부 남더라도 반도체·메모리 수요가 유지될 경우 4850~6200선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 리스크가 빠르게 완화되는 최선 시나리오에서는 유가 안정과 기업 이익 전망 상향이 맞물리며 5050~6600선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과거 지정학적 충돌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쟁 발발 이후 증시는 단기 충격을 거친 뒤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진주만 공습 이후 경제적 파급력이 컸던 17개 주요 지정학적 사건을 분석한 결과 S&P500 지수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갈등이 격화되기 약 2개월 전부터 평균 0.9%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약 2주 안에 저점을 형성했고 이후 3개월 동안 평균 2%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주식시장 단위의 레버리지 장세처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전쟁 초기에는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을 흡수하며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저항력과 면역력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