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심부름도 정확하게...ETRI, '계층적 AI 에이전트'개발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장기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는 '계층형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복잡하고 긴 절차가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하위 목표로 나눠 수행하는 계층적 작업 계획 AI '리액트리(ReAcTree)'를 개발하고, AI 에이전트 세계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AAMAS 2026'에서 발표한다고 12일 밝혔다.

계층적 AI 에이전트 'ReAcTree(리액트리)'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 중인 ETRI 연구진 모습
계층적 AI 에이전트 'ReAcTree(리액트리)'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 중인 ETRI 연구진 모습

이번 연구 성과는 대형언어모델(LLM)이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이나 가상 에이전트가 생활 속 복잡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기술적 진보로 평가받는다.

LLM은 요리나 청소처럼 여러 단계가 이어지는 장기 작업 수행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단계가 길어질수록 앞선 지시를 잊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환각' 현상이 빈번하다.

이에 연구진은 '계층적 에이전트 트리 구조'를 도입한 리액트리를 개발했다. 이 구조는 기업 조직도와 유사하다. 상위 에이전트가 전체 목표를 관리하고, 하위 에이전트들에게 세부 임무를 나누어 맡기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에이전트 실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과거 성공 경험을 저장했다가 유사 상황에서 활용하는 '일화 메모리', 현재 환경 정보를 모든 에이전트가 공유하는 '작업 메모리'를 결합하기도 했다.

기술 성능은 ETRI가 자체 개발한 언어 중심 절차 생성 AI 벤치마크 'LoTA-벤치'를 기반으로, 가상 가정환경 데이터셋인 ALFRED와 WAH-NL에서 검증됐다. 720억(72B) 파라미터 언어모델을 사용한 기존 방식(ReAct)은 31%의 임무 성공률을 기록한 반면, 리액트리는 61% 성공률을 달성해 약 두 배 가까운 성능 향상을 보였다.

특히 70억(7B) 파라미터 규모 소형 언어모델에 리액트리를 적용했을 경우, 720억(72B) 파라미터 대형 모델을 사용한 기존 방식보다도 더 높은 성공률(37%)을 기록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대형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도형 ETRI 소셜로보틱스연구실장은 “리액트리는 복잡한 절차를 논리적으로 분해하고,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환각 현상을 더욱 줄이고, 에이전트가 사람에게 질문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기능까지 추가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