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 상한…13일부터 석유가격 상한제 시행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유가폭등 적자운송-경유값 폭등 대책 마련 촉구 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유가폭등 적자운송-경유값 폭등 대책 마련 촉구 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석유가격 상한제'가 13일 0시 시행 예정이다.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30년 만에 정부가 시장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로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상한을 설정한다.

산업통상부는 13일 0시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 제한에 관한 규정'을 고시하고 석유가격 상한제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13일 0시 부로 적용되는 1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에 비해 각각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동 가격은 3월 13일부터 3월 26일까지 2주 간 적용된다.

정부가 도입하는 상한제는 '기준가격×국제가격 변동률+제세금' 방식으로 최고가격을 산정한다. 기준가격은 정유사의 주간 평균 공급가격을 바탕으로 설정하고, 여기에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 변동률을 반영한다.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은 별도로 더해 최종 가격을 산출한다.

가격 조정은 2주 단위로 이뤄진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와 가격 안정 효과 등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조정 주기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최고가격은 13일부터 26일까지 2주 간 적용된다. 27일에는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하여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 조정 시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하여, '직전 일정기간 국제제품가 상승률'을 곱한 값에 제세금을 가산한다. 국제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은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게시된 가격지표를 활용한다.

다만 상한제는 정유사의 공급가격만 대상으로 하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직접 규제하지 않는다. 대신 정부는 오피넷 등 가격 공개 시스템과 시민단체 모니터링을 활용해 주유소 판매가격의 과도한 인상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상한제 시행 과정에서 정유사 손실이 발생할 경우 분기별 사후 정산을 통해 보전하는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 바우처 등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어제 경유값 상승 전국 1위가 알뜰주유소였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에 시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석유가격을 안정화하고,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 시장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겠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빌미로 물량반출과 판매를 기피하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매점매석 금지 고시'도 13일부터 함께 시행한다.

석유정제업자는 3~4월 월별 유종별 유류 반출량을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반출량의 90% 이상으로 반출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 반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석유판매업자는 폭리를 목적으로 과다하게 유류를 구입하거나 보유해서는 아니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소비자에게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 또한 금지된다. 고시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유사는 수급불안이 없도록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주유소는 정당한 사유없이 판매를 기피해서는 안된다”면서 “매점매석 신고센터 운영, 철저한 현장단속을 통해 최고가격제를 안착시키고, 법위반행위 적발시 시정명령·형사처벌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