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수출시장 1위 품목이 81개를 기록, 5년 연속 세계 10위 자리를 지켰다. 독일과 일본 등 전통적인 제조 강국의 1위 품목은 크게 줄어, 이들과의 격차도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향후 1위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춘 2~10위 품목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의 질적 개선이 지표로 드러났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2087개)으로 조사됐다. 이어 독일(520개), 미국(505개), 이탈리아(199개), 인도(172개) 순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우리나라와 경쟁국과의 격차 축소다. 2020년 159개로 세계 5위였던 일본의 1위 품목 수는 2024년 118개로 41개 급감했다. 순위도 8위로 미끄러졌다. 2위인 독일도 같은 기간 1위 품목이 688개에서 520개로 168개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81개를 꾸준히 유지하며 세계 10위를 기록, 1위 품목 수가 줄어든 일본을 바짝 추격하는 흐름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1위 품목 81개 가운데 20개는 2024년에 새롭게 1위로 부상한 품목이다. 메모리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5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했다. 또 북미 중심의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 수혜를 입은 변압기와 'K-뷰티' 열풍을 탄 마스크팩이 각각 세계 1위에 신규 등극하며 수출 다변화에 기여했다.
기존 주력 제품들의 '수성'도 돋보였다. 비휘발성저장장치(SSD)는 2020년 대만을 꺾고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5년 연속 1위를 지켰으며, 차량시동용 납축전지, 차부품용 고무 등 총 37개 품목이 5년 연속 세계 1위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3년에는 1위였으나 2024년에 순위가 하락한 품목 17개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액체운송선박(유조선 및 LNG선)의 경우, 중국이 저부가가치 유조선을 중심으로 대량 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할 초격차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ITA는 최근 세계 점유율 순위가 단계적으로 상승 중인 2~10위 품목이 많아 향후 1위 품목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홍지상 KITA 실장은 “독일(-168개), 일본(-41개) 등 주요 제조국의 수출 1위 품목 수가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81개를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며 “1위 품목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품 경쟁력 제고와 차별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