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뉴욕증시 큰폭 하락…파월 매파 발언에 투자 심리 위축

에너지시설 피격에 브렌트유 3.8% 급등
다우 768포인트·나스닥 327포인트 급락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중동 에너지 시설 피격 소식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생산자물가 급등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18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11포인트 내린 4만6225.1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91.39포인트 하락한 6624.70, 나스닥 종합지수는 327.11포인트 내린 2만2152.4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폭은 연준의 금리 결정일 기준으로 2024년 12월 18일 이후 가장 컸다.

장 초반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중동 에너지 시설 공격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최대 가스전과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공습했고, 이후 이란은 카타르의 가스 시설 밀집 지역을 향해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

이란 의회 의장은 보복 방침을 밝히며 새로운 단계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7.3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8퍼센트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4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배럴당 96.32달러로 0.1퍼센트 오르는 데 그쳤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 지표로 더 커졌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퍼센트 올라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3.4퍼센트로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번 수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물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쟁 이후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충격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 충격과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상당한 규모와 지속 기간의 에너지 충격까지 겹쳤다며 현재 상황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 지표의 추가 진전이 없다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동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며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되거나 더 오를 경우 저가 매수 심리는 약해지고 차익 실현 움직임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6퍼센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77퍼센트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00선을 넘어섰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