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전환·클라우드 확대 ‘투 트랙’ 전략

우리은행이 비대면 금융 확대에 대응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IT 인프라를 전면 개편한다. 시스템 구조를 유연하게 바꿔 외부 서비스와 연결 속도를 높이고, 장애 대응과 서비스 출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은행은 코어(계정계)와 채널, 대외 연계 영역을 포괄하는 IT 인프라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 예산은 200억원대 중후반 규모로 파악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개편의 핵심은 시스템을 '안정성 중심'과 '속도 중심'으로 나눠 운영하는 것이다. 고객 계좌와 거래 데이터를 관리하는 핵심 시스템은 기존 구조를 유지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모바일 앱이나 외부 플랫폼과 연결되는 영역은 보다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도록 구조를 바꾼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기존 유닉스(Unix) 기반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한다. 특정 장비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게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특히 비대면 금융 확대에 대비해 별도의 전용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량이 급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핵심 데이터가 저장되는 데이터베이스(DB)는 기존 방식을 유지한다.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검증된 환경은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개선하는 방식이다.
외부 서비스와 연결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서비스나 제휴를 추진할 때 시스템 연동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앞으로는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이를 통해 핀테크 기업이나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 속도가 빨라지고, 신규 금융 서비스 출시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거래 처리 과정과 시스템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해 장애 발생 시 대응 속도를 높인다. 기존보다 문제를 더 빨리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어 서비스 안정성도 함께 강화될 전망이다.
일부 거래 처리 방식도 개선된다. 일정 시간 단위로 처리되던 업무를 실시간 방식으로 전환해, 고객이 체감하는 처리 속도와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은 이번 사업을 두고 은행 시스템이 전통적인 안정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빠른 서비스 대응이 가능한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핵심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외부 서비스와 연결되는 영역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IT 담당자는 “시중은행이 안정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 구조를 이원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은행 역시 외부 서비스 대응력을 높이는 쪽으로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