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경기 체감이 중동 사태 충격으로 한 달 만에 긍정에서 부정으로 급반전됐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5.1을 기록했다.
3월 102.7로 2022년 3월 이후 48개월 만에 긍정 전망에 진입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17.6포인트(p) 급락하며 다시 부정 국면으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85.6)과 비제조업(84.6) 모두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반 80대 BSI를 기록한 것은 2025년 1월 전망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제조업 BSI 낙폭(-20.3p)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됐던 2020년 4월(-24.7p) 이후 최대다.
원유와 직결된 업종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석유정제 및 화학(80.0), 전기·가스·수도(63.2), 운수 및 창고(82.6), 비금속 소재 및 제품(69.2) 등이 줄줄이 부진 전망을 내놨다. 비제조업 7개 세부 업종도 예외 없이 기준선을 밑돌았다.
배경은 국제유가 수직 상승이다. 두바이유는 1월 배럴당 64.6달러에서 이달 20일 158.9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중동-중국 항로 운임 지수도 중동 사태 직전(224.7) 대비 413.9로 치솟으며 공급망 전반을 흔들고 있다.
기업 재무 지표도 악화됐다. 자금사정 BSI는 89.7로 2023년 6월(89.1)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익성을 반영하는 채산성 BSI도 3월(97.9)보다 7.1p 내린 90.8에 그쳤다. 내수(90.8)·수출(94.3)·투자(95.4) 등 주요 7개 부문이 모두 부정 전망에 머물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수급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실물 경기 침체로 전이되지 않도록 적극적 재정정책과 기업 경영 활동의 위축을 방지하는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해상 운임 급등분에 대한 재정 지원, 선제적 원유 확보를 위한 정책금융 제공,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긴급 경영자금 대출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