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삼성전자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 유료화 불허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애플이 제공하는 같은 서비스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한국 도입 이후 3년째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
금융 소비자와 관여된 최고 감독기관인 금감원이 카드사 담당자를 불러모아 동향을 파악했지만 사실상 '결정 전달'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 취재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삼성페이가 공공재에 가깝다”는 성격 규정까지 했다고 한다.
큰 방향에서 두 가지가 문제다. 첫째 똑같은 서비스에 대해 단지 그 사업자의 국적에 따라 사업행위 가부를 가른다는 형평성 문제다. 애플은 국외 사업자니까 수수료를 받든, 수수료가 높든 일체 상관없는 것이고 국내 사업자인 삼성은 안 된다는 건 맞지 않다.
두 번째, 정부 자금이나 공공적인 투자를 일전 한 푼 들이지 않고 너무 쉽게 공공재 운운한다는 점이다. 이는 자본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위험한 논리일 뿐 아니라, 어떤 민간 투자나 설비든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쓰거나 이용하면 공공재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금융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이라면 접근부터가 잘못됐다. 첫 접근은 삼성페이 결제에 대한 이용자의 평가를 듣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경제활동 인구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이 이용하는 것에 대한 실제 사용빈도와 회차별 액수, 수수료 예상 규모, 카드사와 연동 구조 등을 샅샅이 짚어야 한다.
그런 조치도 없이, '삼성은 돈 잘 버니까 수수료를 받아선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횡포에 가깝다.
시중 카드사에게는 '슈퍼울트라갑'인 금감원이 이렇게 나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카드사만 새우등 처지라 한다. 더 이상 틈이 없는 신용카드 수수료 현실에 삼성페이 수수료 가부 결정까지 얹어졌다. 금감원의 방침은 따라야 하고, 애플페이와는 또 다른 삼성페이의 행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혼선에 사용자는 어찌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해진다. 자꾸만 금융당국이 혼선을 부채질하는 격이다. 모든 걸 시장에 맡기면 되는 것을 관여하고, 감독하려 들기 때문이다.
시장질서를 가장 중시해야 할 금융 감독 당국이 원칙 없이 수수료 가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카드사와 삼성페이, 이용자가 풀어가도록 논의를 개방하는 것이 옳다. 이제부터라도 관제성 판단과 결정을 거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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