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 부문 차량 2부제(홀짝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차량 2부제가 도입되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차량 운행을 제한해 에너지 수요 억제에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3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범부처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에너지 절약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유가는 경고 신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종가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정부는 기존 차량 5부제를 넘어서는 고강도 수요 억제 카드로 4월 6일부터 2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KBS 뉴스광장에 출연해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5부제보다 더한 조치도 요청할 수 있다”면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비축유 방출 시기도 언급했다. 그는 “원유 수급 상황을 보며 국내에 원유가 부족할 경우 방출할 예정”이라며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4월 말이나 5월쯤 상황을 보고 방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량 운행 제한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근거한 것으로, 과거 석유파동과 걸프전 등 에너지 위기 때마다 도입된 대표적인 수요 관리 정책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시행된 차량 2부제는 교통량을 19.2%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6% 늘리는 효과를 냈다. 정부는 이번에도 공공 중심으로 강제 시행한 뒤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확산을 노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