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컴인스페이스가 자체 인공위성 세종 2·4호 영상 기반 호르무즈 해협 시계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을 뚫고 항적으로 실물 팩트를 확인해 정부·산업계 공급망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 시장은 '해협 봉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컴인스페이스 위성 영상 분석 결과 실제 해협에서 봉쇄보다 복잡하고 치명적인 '리스크 운항 지연' '예측 불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영상 분석 정지에서 무질서로
한컴인스페이스는 자사 저궤도 광학 위성 세종 2호와 4호 영상을 활용, 영상 처리 솔루션 InDS를 통해 선박 위치와 움직임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 내 운항 패턴의 극명한 변화가 확인됐다.
지난달 4일 세종 2호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해협 입구 인근에 다수 선박이 밀집해 정지하거나 저속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배 뒤로 이어지는 항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선박이 통과를 미루고 상황을 관망하며 형성된 '심리적 정체 구간'으로 해석된다.
반면 16일 세종 4호 영상에서는 밀집 현상이 일부 해소됐지만 흐름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선박들은 특정 항로에 집중되지 않고 해역 전반으로 분산됐다. 일부 선박은 긴 항적을 남기며 빠르게 이동하는 반면 다른 선박은 여전히 속도를 낮추거나 대기하는 모습이 동시에 확인됐다. 선박별로 속도와 경로가 제각각인 '비동기적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봉쇄보다 무서운 예측 불가능성
한컴인스페이스는 이러한 변화를 특정 세력에 의한 통제라기보다 각 선주와 선박이 리스크를 개별적으로 판단해 내린 '비동기적 운항 결정'의 결과로 분석했다. 단순한 물량 감소보다 훨씬 위험한 신호다.
완전 봉쇄는 충격이 크지만 상황이 명확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공급은 유지하되 도착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은 시장 변동성을 극대화하고 물류비용 구조를 흔든다.
최근 해당 해역에서 빈번해진 GPS 교란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 이상은 기존 위치 기반 데이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신호 기반 데이터의 한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위성 광학 영상은 해상에서 벌어지는 실제 물리적 움직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정직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안보 대응 패러다임 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와 산업계 대응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도착 지연과 일정 변동성을 고려한 공급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운·물류 업계 역시 운항 일정과 비용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막혀있는 봉쇄 상태는 아니다. 다만 기존처럼 일정한 흐름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직면한 리스크 역시 '봉쇄'보다 '지연과 불확실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분석은 위성 기반 관측이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불확실성 속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인텔리전스로 활용이 가능함을 증명한 사례”라며 “위성 영상은 단순한 관찰 도구가 아닌 국가와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인 만큼 독자적 위성 인프라와 고도화된 AI 분석 기술을 결합한 통합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해 글로벌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