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에서 에너지 대사와 독성 물질 제거를 담당하는 핵심 소기관인 '퍼록시좀'이 손상됐을 때, 이를 감지하고 제거해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새로운 경로를 밝혀냈다.
경북대학교는 조동형 생명공학부 교수팀이 오가시스와 정종경 서울대 교수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규선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 내 소기관인 퍼록시좀의 선택적 자가포식 과정인 펙소파지를 조절하는 신규 분자 신호축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퍼록시좀은 미토콘드리아와 함께 세포 내 에너지 대사와 산화스트레스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기관이다. 특히 지방산 대사와 활성산소 조절에 필수적이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 내에 노폐물이 쌓여 대사 질환이나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자가포식'이라는 과정을 통해 손상된 퍼록시좀을 스스로 제거해 품질을 관리한다.
연구팀은 퍼록시좀이 손상되었을 때 'PINK1-STUB1-ABCD3'로 이어지는 분자 신호축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그동안 미토콘드리아의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PINK1' 단백질이 퍼록시좀의 품질 관리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새롭게 확인했다.

퍼록시좀 단백질 수송에 관여하는 PEX13이 결핍돼 퍼록시좀이 손상되면 PINK1이 이를 인지해 활성화된다. 이 PINK1은 STUB1 단백질의 효소 활성을 높여 퍼록시좀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ABCD3을 유비퀴틴화하고 분해 표식을 남긴다. 이후 자가포식 조절단백질인 SQSTM1에 의해 손상된 퍼록시좀에 남겨진 표식이 인식돼 제거된다.
이는 세포 내 주요 소기관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통합적 품질 관리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동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젤웨그신드롬 등과 같은 퍼록시좀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의 발병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향후 새로운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오가시스 조두신 박사, 박나연 경북대 세포소기관연구소 연구초빙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애경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셀 데스 앤 디퍼런시에이션(Cell Death & Differenti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