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물 2억톤, 에너지로 쓴다”…유출지하수 활용률 20%로 '두 배 확대'

부산 문현역 지하철 유출지하수 냉난방 활용 설비 개념도.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부산 문현역 지하철 유출지하수 냉난방 활용 설비 개념도.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도심 지하공간에서 버려지던 유출지하수가 '에너지원+대체수자원'으로 재활용되며 활용 가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10% 수준에 머무는 활용률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서울역에서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유출지하수 이용시설 설치 국고보조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출지하수는 지하철, 터널, 대형 건물 등 지하공간 개발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지하수다. 연간 발생량은 약 2억1000만톤에 달하지만, 현재 냉난방·청소·조경 등으로 활용되는 비율은 1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90%는 하천으로 방류되거나 사실상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작년부터는 국고보조사업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려 사업 확산에 속도를 낸다.

유출지하수의 핵심 가치는 '에너지 활용성'에 있다. 연중 약 15℃를 유지하는 특성상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수냉식 히트펌프와 열교환기를 적용하면 기존 공랭식 대비 40~50%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고, 전기요금도 크게 절감된다.

실제 부산 문현역에서는 하루 340톤 규모 유출지하수를 히트펌프로 냉방에 활용한 결과, 유사 규모 역사 대비 전기요금이 40~50% 절감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유출지하수는 냉난방에 사용한 뒤에도 청소·조경 등 용수로 재활용이 가능해 '에너지'와 '물'을 동시에 절감하는 이중 효과를 갖는다. 이는 에너지 수요 증가와 물 부족 문제가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책적 활용도가 높은 대안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향후 지하철 역사와 대형 건물 중심으로 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발생량의 절반이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철도 중심 확산이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현재 해수·하천수 중심으로 정의된 수열에너지 범위에 지하수를 포함하도록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을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희송 기후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지방정부와 민간이 유출지하수를 대체수자원 및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물·에너지 사용 절감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