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FIU 상대 1심 승소…거래소 규제 공방 새 국면

업비트 고객센터 전경. (사진=두나무)
업비트 고객센터 전경. (사진=두나무)

두나무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를 겨냥한 중징계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면서, 두나무 뿐 아니라 빗썸·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를 둘러싼 FIU 제재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오후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거래에 대한 규제와 지침이 당시 충분히 구체적이었는지, 또 두나무가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FIU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00만원 미만 출금 거래 중 사후적으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확인된 4만4948건을 문제 삼아,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352억원 등을 부과했다. 법원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가상자산 전송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충분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두나무가 거래 금지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해온 점을 인정했다.

특히 법원은 100만원 이상 거래의 경우에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규제가 비교적 명확했지만,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는 적용 기준과 규제가 구체적으로 정비돼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후적으로 일부 조치가 결과적으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두나무가 고의 또는 과실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나무는 승소 후 “규제를 준수하고 건전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심은 이제 빗썸으로 옮겨가고 있다. 빗썸도 지난 3월 FIU에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 처분을 받았다. 이후 처분 취소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 판결이 빗썸 사건에서도 법리 구성과 대응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법원이 '고의·중과실' 인정 범위와 규제 명확성 문제를 함께 짚었다는 점에서, 유사 사건의 법리 구성과 대응 방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 역시 제재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FIU는 지난달 27일 코인원에 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영업 일부정지 3개월 등의 제재 내용을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제재 수위는 오는 13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정책 측면에서도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내부통제, 이용자 보호 장치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거래소 책임 범위와 규제 수준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관련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화 거래소 제재 현황
원화 거래소 제재 현황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