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여윳돈 270조원 육박 '사상 최대'…GDP 대비 부채비율은 하락

[사진= 한국은행 제공]
[사진=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27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국가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9일 공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5조5000억원)보다 54조원 이상 늘어 2009년 해당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경제주체가 운용한 자금에서 빌린 돈인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가계의 여윳돈이 급증한 원인은 지출보다 소득이 크게 늘고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작년 자금 운용 규모는 34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내외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이 10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가계가 조달한 자금은 72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조원 넘게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61조9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으며, 증권사 신용공여와 주식담보대출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 차입도 13조9000억원 확대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말 기준 88.6%를 기록했다. 전년 말(89.6%)보다 1.0%포인트(p) 하락하며 2019년 말 수준보다 낮아졌다.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돈 결과다.

비금융 법인기업은 수익성 개선과 투자 둔화가 맞물리며 순자금 조달 규모가 3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축소됐다. 반면 일반정부는 지출이 수입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52조6000억원에 달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