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97만 명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낸 롯데카드에 대해 4.5개월 영업정지가 포함된 제재안을 사전 통보하면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책임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로 촉발된 경영관리 능력과 책임론이 재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영업정지, 과징금, 인적 제재 등이 담긴 제재안을 롯데카드에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수위는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약 5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8월 서버 점검 과정에서 해킹 공격 사실을 인지하고 금감원에 통보했다. 이후 조사 결과 고객 297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으며, 이 가운데 28만 명은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 번호(카드 뒷면 3자리 숫자), 비밀번호 등 부정 결제에 이용될 수 있는 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오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제재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제재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2014년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제재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당시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는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도 높은 중징계 수준의 조치가 사전통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책임론도 나온다. MBK는 지난해 롯데카드 해킹 사태가 알려진 이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MBK 인수 이후 보안 투자가 축소됐다는 논란이 제기됐으며, 사모펀드 특성상 불가피한 단기 수익 중심 경영이 사고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해왔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리며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MBK의 핵심 투자 포트폴리오로, 자금 지원 및 경영관리능력, 차입매수의 부작용 등 다양한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규모의 차입매수를 기반으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자산 매각과 알짜 매장 폐점 등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MBK가 투자와 혁신보다는 대규모 부동산 매각과 점포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더욱 힘이 실린다. 단기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식 경영이 소비자 보호와 장기적인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홈플러스와 롯데카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거나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는 “홈플러스 회생은 회사 이사회가 정하는 것”이라며 “제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