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양강인 테더와 써클이 잇달아 한국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를 찾으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해외 발행사들이 은행·거래소·결제사를 동시에 접촉하며 유통과 송금, 결제까지 이어지는 국내 사업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테더는 최근 KB금융과 코인원 등을 만났고, 써클의 제레미 알레어 최고경영자(CEO)도 방한해 주요 금융지주와 거래소 관계자, 언론을 만날 예정이다.
알레어 CEO는 13일 KB국민·신한·하나 등 금융권과 두나무·빗썸 등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난다. KB금융은 이번 회동에서 USDC의 국내 활용, 국제결제 협력,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써클의 발행·관리 플랫폼인 '써클 민트(Circle Mint)'를 활용한 기술 검증(PoC)도 마친 상태다.
테더 실무진도 최근 한국을 찾아 KB금융, 코인원 등과 스테이블코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테더는 자사 네트워크가 한국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규제 준수 및 안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보 하인스 테더 CEO가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만나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활용, 신규 사업 기회, 토큰증권(STO)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발행사 요건, 거래소 관련 규제 등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해외 발행사 입장에서는 제도가 확정되기 전 은행·거래소·결제 사업자와의 접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특히 은행권 접촉은 발행과 정산, 송금 인프라 측면에서, 거래소 접촉은 유통과 환전 채널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단순 발행에 그치지 않고 실제 유통과 결제까지 이어지는 네트워크 확보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단순 홍보 시장이 아닌 실질적 사업 확장 거점이자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
써클은 이미 국내 결제 사업자와 협업도 진행 중이다. 다날은 이달부터 바이낸스페이·써클과 함께 외국인 대상 선불카드로 국내에서 USDC를 사용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써클이 은행·거래소 접촉을 넘어 결제 실증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써클의 한국 공략은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지속적으로 찾으며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