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바이오의 백년대계를 그릴 범정부 컨트롤타워가 출범했다.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규제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민관이 역량을 결집한다.
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출범식과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앞으로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활동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는 바이오 분야 정책, 규제, 투자 등 중장기 국가 전략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부처별로 중복·산재했던 바이오 정책을 조정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재정경제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바이오와 관련된 부처는 모두 참여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당연직 위원장을, 원희목 서울대 특임교수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바이오혁신위원회는 지난 정부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와 국무총리 산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기능을 합쳤다. 두 위원회는 각기 다른 역할을 표방했지만, 중복되는 민간위원이 6명일 정도로 중첩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이번 단일 의사결정 구조로 국가 바이오 정책 추진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총리는 “바이오는 임상과 생산, 사업화가 복잡하게 연계돼 여러 주체가 긴밀하게 협력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국가바이오위원회라는 강력한 정책 추진 체계로 부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날 바이오 클러스터 혁신과 현장 중심 규제 합리화를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국내 20개 클러스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거점·특화 클러스터를 육성하기로 했다. 거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권역 내 연구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도 개발한다.

규제 분야에서는 규제 재설계, 시장 신속 진입, 보상 체계, 규제 서비스 기관 전환 등 4대 전략, 24개 중심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한국형 신약 평가체계를 개발한다. 동물실험 폐지 추세에 따라 대안으로 떠오른 오가노이드, 인체 모사 장기 칩 등을 활용하기 위한 근거 규정도 만든다. 또 급여 적정성 평가와 약가 협상을 병행해 희귀질환의 시장진입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하고, 의료 인공지능(AI) 제품의 비급여 상한액을 현실화해 사업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이날 위촉된 민간위원들은 우리나라의 강점으로 꼽히는 의료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는 “미국은 환자 데이터를 가공한 유전체·단백체 정보를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는데, 한국은 생명윤리법·의료법·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인해 가로막혔다”면서 “전자의무기록(EMR)과 결합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개선하면 국내 제약사가 신약 개발을 위해 미국 기업을 찾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