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결국 야스쿠니 참배 접나?…한중 눈치에 '전격 보류'

취임 후 첫 봄 제사 앞두고 입장 선회 관측
참배 대신 공물 봉납 가능성에 외교 파장 촉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봄 예대제 기간 참배를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지통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참배를 보류하는 쪽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과 중국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정부 내부에서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참배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역대 총리들처럼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봄 예대제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 맞는 대형 참배 기간이라는 점에서 일본 내에서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봄과 가을 예대제는 물론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정기적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온 인물이다. 다만 총리 취임 직전인 지난해 10월에는 참배 대신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한 바 있다.

그는 2024년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총리 취임 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결정 여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리의 참배 여부에 대해 “총리 본인이 적절히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가네코 야스시 국토교통상, 마키노 다카오 부흥상, 마쓰모토 히사시 디지털상은 참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총무상, 마쓰모토 요헤이 문부과학상,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 이시하라 히로타카 환경상,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상 등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와 마찬가지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어온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참배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면서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애도와 존경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내전과 일제가 벌인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 명의 영령을 합사해 추모하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약 213만3천 명으로 전체의 약 90%가 태평양전쟁과 관련돼 있으며, 극동 국제군사재판에서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에이급 전범도 포함돼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