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류 혁신] 생활물류를 지배하는 기업들…라스트마일 경쟁 '기술'로 승부

2025년 택배 64억개, 경제인구 1인 연간 200개 주고받아
물품 전달 개념 넘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 제공
맞춤형 배송, 재고 관리, 무인 배송에 첨단 기술 활용
이커머스 경쟁력도 배송 품질이 판가름하는 시대

생활물류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의 일상화와 기술 혁신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단순한 화물 운송에 그쳤던 물류는 이제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 경제의 새로운 핵심 성장동력으로 안착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정밀 수요 예측, 대체 불가능한 풀필먼트 네트워크 구축, 스마트 물류 자동화 등 차별화된 기술 역량이 단순한 물품을 전달하는 개념을 넘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AI는 맞춤형 배송 시간 예측, 물류센터 재고 및 품질 관리, 무인 배송 로봇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주요 물류 기업들과 쿠팡과 같은 유통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다변화되는 소비자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시장 내 생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손에 쥐기 위한 명확한 해답을 라스트마일 기술 혁신에서 찾고 있다. 이 같은 첨단 물류 테크는 우리 집 앞 문 앞에 놓이는 택배 상자의 배송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까지 송두리째 뒤바꾸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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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마일 패권 경쟁 격화

주요 물류기업은 라스트마일 패권을 잡기 위한 고도화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즉시배송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 기대치가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빠른 배송'가 차별화 요소가 아닌 기본 서비스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단순히 빠른 것을 넘어 시간 약속 준수, 배송 정확도, 상품 상태 유지 등 정밀한 서비스 품질이 요구되면서 기존 인력 중심 구조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비용 구조도 중요한 변수다. 물동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송 단가 인상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라스트마일은 전체 물류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간이다. 효율화 단계 없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동화 설비,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 수요 예측 시스템 등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 경쟁 심화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커머스 기업 간 경쟁이 가격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배송 경험 자체가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배송 속도와 품질이 곧 고객 충성도로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물류 역량이 곧 플랫폼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아울러 배송 기사 중심의 노동집약적 구조는 인력 수급 불안과 근로 환경 문제를 동반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로봇, 자동화 설비, 자율주행 기술 등을 도입해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요구까지 더해지며 경쟁 축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전기 배송 차량, 친환경 포장, 에너지 효율화 설비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물류 체계 구축이 필수 과제로 부상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속도 경쟁을 넘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의 장기 경쟁력이 요구되는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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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경쟁력, 기술에 달렸다

주요 기업들은 집중적인 기술 투자로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풀필먼트와 배송까지 직접 통제하는 '물류 내재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배달 및 배달대행 시장 역시 단순 주문 중개를 넘어 AI 기반 배차와 운영 최적화 경쟁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전통 물류기업들은 플랫폼 기능과 정보기술(IT) 역량을 결합해 종합 물류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AI 기반 재고 배치, 자율주행 물류 실증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실시간 배차, 경로 최적화 등은 이미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물류센터 내부에서는 자동화 설비와 로봇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배송 단계에서는 AI가 적재 순서와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특히 '엔드 투 엔드(End-to-End)' 물류 체계 구축이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 완료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해 병목을 최소화하고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 효율 개선을 넘어 서비스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활물류 산업은 이제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경쟁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물동량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간 격차는 기술력과 운영 효율, 서비스 품질에서 벌어지는 양상이다. 단순히 더 빠르게 배송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핵심 경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물류 산업이 플랫폼, 데이터, 자동화 기술이 결합된 '통합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속도 중심 경쟁에서 구조 경쟁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라스트마일을 둘러싼 기술 혁신이 한층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와 한국통합물류협회(KILA)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125.5회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70.3회) 대비 4년 만에 78% 이상 급증한 수치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이용 횟수는 무려 218.1회에 달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은 한 해 동안 평균 200개가 넘는 택배를 주고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 물동량 규모 역시 매년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36억2967만개 수준이었던 물동량은 지난 2023년 51억5785만개를 거쳐 2025년 64억1773만개 규모로 훌쩍 성장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