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업무 자동화 콘퍼런스인 'AX & 하이퍼오토메이션 코리아 2026-Spring'이 전자신문인터넷 주최로 4월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 6층 그레이스홀에서 입추의 여지 없이 많은 청중이 몰린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GO;DO Agentic Automation Platform' 주제로 차세대 자동화 전략을 발표한 그리드원이 큰 주목을 받았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기업 자동화가 더 이상 반복 업무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지식을 구조화하고 실행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Autonomous Enterprise'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먼저 그리드원이 2023년 제시했던 자동화 전략이 이제 시장 현실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화의 범위는 이미 정형 업무를 넘어 문서, 화면, 음성, 레거시 UI까지 넓어지고 있고, AI는 룰 기반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맥락을 이해해 실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람은 검증과 승인, 판단에 집중하는 휴먼 인 더 루프 구조가 정착하고 있으며, 자동화 역시 기능 단위 제공을 넘어 실행과 검증, 운영이 연결된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드원이 내세운 자동화 해법은 'GO;DO Agentic Automation Platform'이다. 김 대표는 이를 기업 내부에 흩어진 문서, 규정, 소스코드, 사용자 행위, 레거시 시스템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새로 만들어내는 구조로 소개했다. 단순히 업무 하나를 자동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지식과 실행 체계를 하나의 운영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플랫폼 구조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먼저 GO AiSE Analyzer, Task Miner, GO AI OCR이 문서와 시스템, 사용자 행위를 분석해 유즈케이스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도출한다. 이렇게 확보한 지식은 GO RAG, UC 저장소, 도메인 지식, 벡터DB, 지식그래프를 통해 축적·구조화된다. 이후 에이전트 빌더, 에이전트 팜, 툴 팜, GPT 팜, AutomateOne이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GO;DO Agent Runtime이 멀티 에이전트를 조율한다. 최종적으로는 챗봇 UI, 휴먼 리뷰, 태스크 대시보드를 통해 사람이 승인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사람·에이전트·자동화 도구를 하나의 워크플로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발표에서 특히 주목된 부분은 '지식의 선순환' 개념이었다. 김 대표는 기존 시스템의 UI와 소스코드, 로그를 역공학해 유즈케이스를 추출하고 이를 지식베이스에 저장한 뒤, 새로운 요구가 들어오면 관련 지식이 있는 경우 에이전트가 즉시 실행하고, 없는 경우에는 GO AiSE가 분석·설계·구현·테스트를 거쳐 새로운 기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는 다시 지식으로 환원돼 다음 자동화와 개발의 기반이 된다. 자동화가 반복될수록 기업의 자동화 커버리지가 스스로 확장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단발성 프로젝트형 자동화와 결이 다르다는 메시지였다.
정적 문서의 지식화 영역에서는 'GO AI OCR'이 소개됐다. 김 대표는 규정, 매뉴얼, 계약서, 보고서 같은 기업 내 정적 자산을 에이전트가 활용 가능한 지식으로 바꾸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O AI OCR은 OCR과 VLM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표와 도면, 복합 레이아웃까지 의미 단위로 추출하고, 검수가 필요한 부분만 사람에게 넘겨 검수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처리 과정에서 쌓이는 오류 데이터를 다시 학습해 인식 성능을 계속 높여가는 방식도 함께 제시했다.

'GO RAG'는 업무 맥락 기반의 컨텍스트 엔진으로 소개됐다. 문서와 규정, 이메일, 메신저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 수집하고, 유즈케이스와 도메인 규칙, 시스템 관계를 지식그래프로 연결해 에이전트가 바로 실행 가능한 컨텍스트를 실시간으로 만드는 구조다. 단순 검색을 넘어 업무 문맥에 맞는 정보를 동적으로 조합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는 이를 정적 지식화에서 동적 지식화로 가는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실행 영역에서는 TaskMiner와 AutomateOne AI가 소개됐다. TaskMiner는 사람의 업무 수행 방식을 데이터화해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사용자의 실제 행위는 자동화 데이터가 되고, 개발자의 행위는 테스트와 검증 데이터로 전환된다. AutomateOne AI는 API나 MCP로 직접 연결하기 어려운 시스템까지 UI 조작을 그대로 재현해 자동화하는 도구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연동이 어려운 환경까지 자동화 사각지대를 줄이고, 에이전트 실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의 또 다른 큰 축은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화 플랫폼 'GO AiSE'였다. GO AiSE는 레거시 시스템 분석부터 설계, 개발, 테스트, 검증까지 소프트웨어 생명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다. 김계관 대표는 이 플랫폼을 단순 코딩 보조 도구가 아니라 자율 개발·실행 엔진으로 규정했다. 이 안에서 Analyzer는 문서 없이도 소스코드만으로 레거시 시스템을 분석해 숨겨진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유즈케이스를 복원하고, Developer는 요구사항과 기존 시스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설계·코딩 단계의 산출물을 생성한다. Tester는 개발 결과를 다시 검증하는 역할을 맡아 개발 역순으로 테스트를 반복 수행하며 각 단계의 완전성을 점검한다. 여기에 Critic Agent가 AI 생성 결과를 실시간으로 검수·점수화하면서, 사람은 모든 결과를 일일이 처음부터 만드는 대신 승인과 판단에 집중하도록 돕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GO AiSE의 차별점으로 유즈케이스 중심 구조를 강조했다. 유즈케이스가 비즈니스 스펙과 시스템 구현을 연결하는 핵심 중추가 되고, 아이디어는 빠르게 시스템으로 구현되며, 시스템은 다시 비즈니스 스펙으로 복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AI 코딩 도구가 파일이나 함수 단위의 코드 생성을 지원하는 수준이라면, GO AiSE는 유즈케이스에서 설계, 코드, 테스트, 산출물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구조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정책 파일을 반영한 코드 정책 적용, 16종 산출물 자동 생성, 기존 IDE 직접 연동, 변경 영향 범위 시각화 기능도 함께 소개됐다.
테스트 자동화 부분도 상세히 설명됐다. GO AiSE Tester는 개발자의 테스트 행위를 자동 기록하고, LLM이 그 행위 시퀀스에서 테스트 의도를 추론·구조화한 뒤 이를 재사용 가능한 자동화 테스트 스크립트로 전환한다. 목표 커버리지에 미달할 경우 자동으로 반복 수행하고, 단위 테스트부터 통합 테스트, 시스템 테스트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검증을 이어간다. 개발자의 암묵적 테스트 노하우를 조직의 명시적 자산으로 바꾸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단순 테스트 보조를 넘어 테스트 체계 자체를 자동화하는 방향성을 보여줬다.
그리드원은 발표 후반부에서 Autonomous Enterprise 전환의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화, 설계·분석 자동화, 운영 프로세스 자동화, 영업·제안·마케팅 지원 자동화까지 기업 운영 전반을 자동화 대상으로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자동화를 특정 부서의 효율화 과제가 아니라 기업 운영 구조 전체를 재설계하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그리드원의 움직임도 이날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그리드원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과 AI 에이전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며 공공·엔터프라이즈 현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LLM 적용, RAG 기반 지식 자산화, 대화형 AI 에이전트 서비스, 소프트웨어 전 주기 자동화까지 연결하는 전략은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도입 가능한 형태의 AI 전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RPA를 넘어 지식화, 실행, 개발, 검증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려는 그리드원의 접근은 국내 Agentic Automation 시장에서 분명한 차별점으로 읽힌다. 이번 발표가 그리드원이 단순 자동화 기업이 아니라 자율형 엔터프라이즈 전환을 이끄는 리딩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