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프라 폭등도 고유가 같은 국가 위기... 긴급 추경으로 예산 현실화해야”

신장호 ITSA 회장
신장호 ITSA 회장

“유가가 급등했을 때 정부가 이를 위기로 인식해 지원에 나섰습니다. 공공 혁신의 근간인 정보통신기술(IT) 분야도 인프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업자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추경 예산 편성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위급한 상황을 넘겨야 합니다.”

신장호 제10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회장은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전환(AX) 시대를 맞이한 IT 서비스 산업의 생존권 확보와 정당한 가치 보장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현재 IT 서비스 업계는 공공사업 추진 과정 중 인프라 가격 급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사업 특성상 예산은 지난해 편성됐지만 올해 인프라 가격이 폭등하며 기존 예산으로는 사업 수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ITS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장비인 x86 서버 가격은 1년 사이 약 3.5배 인상되었으며, 업계는 거의 모든 인프라 품목의 가격이 최소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행 총액 방식의 국가계약법 체계에서는 이처럼 급등한 제품 가격을 반영할 방법이 없다. 신 회장은 이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추경 등을 편성해 사업 예산을 보전하고, 장기적으로는 건설업처럼 내역 예산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고 꼭 시행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 예산 편성 관행의 변화도 촉구했다. 신 회장은 “IT 서비스 산업은 게임을 제외한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50%가 넘는 핵심 산업임에도 정책적 수혜에서는 소외돼 왔다”며 “IT 예산이 타 부처 예산에 비해 매우 박한 것이 사실이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서 부처 예산을 근거 없이 20~30% 삭감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과업 변경에 따른 대가 산정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돈을 더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상식을 말하는 것”이라며 “많게는 20~30%까지 늘어나는 과업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업심의위원회 개최가 책임 추궁의 과정이 아닌 표준적인 프로세스로 정착돼야 발주자도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 회장은 AI 사업 대가의 현실화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관련 대가 기준은 우리도 처음 가는 길이라 혼선이 많다”며 “거대언어모델(LLM) 파인튜닝이나 인프라 관리 인력의 몸값은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높아져 기존의 기능점수(FP) 방식으로는 규모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유관 단체와 협력해 합리적인 산정 방식을 조속히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AX 시대에 부합하는 IT 서비스 산업의 위상 재정립에도 총력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AI 전환의 성공 열쇠로 지목한 것은 '도메인 지식(산업 전문성)'이다.

신 회장은 “AX의 핵심은 기존 시스템 데이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모델을 만드는 것보다 복잡한 레거시 시스템에 이를 안전하게 연계하고 실제 행정 서비스로 구현해내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그간 국가 시스템을 구축·운영해 온 IT 서비스 기업이 가장 잘 보유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