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많이 먹는 독일, 결국 '설탕세' 칼 빼들었다

유럽에서 설탕 소비량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유럽에서 설탕 소비량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유럽에서 설탕 소비량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통해 탄산음료와 에너지 음료 등 당분이 들어간 음료에 대해 설탕 함량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시행 시점은 2028년으로 잡고 있다.

앞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는 100mL 기준 설탕 함량이 5~8g인 음료에는 1리터당 26센트(약 450원), 8g을 초과할 경우 32센트(약 554원)의 부담금을 매기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설탕세는 당이 포함된 음료에 세금을 부과해 기업들이 저당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질환을 줄이려는 정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최소 116개 국가가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부담금을 도입했으며,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설탕세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최근 건강보험 개혁 논의 과정에서 정책 방향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설탕세 도입 시 연간 약 4억5천만 유로(약 7,789억원)의 세수 증가와 함께 질병 예방 효과로 2,000만~1억7,000만 유로(약 346억~2,942억원)의 건강보험 지출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을 공공 건강보험 운영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설탕 소비량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유럽에서 설탕 소비량이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독일이 '설탕세' 도입을 추진한다. 사진=게티이미지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설탕 섭취량이 많은 국가에 속한다. 소비자·식품 감시 단체 푸드워치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은 음료를 통해 하루 평균 25.7g의 설탕을 섭취해 유럽 주요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포르투갈(9.8g), 이탈리아(9.5g) 등 남유럽 국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푸드워치는 영국이 2018년 설탕세를 도입한 이후 음료의 당 함량이 35% 감소했다며 정책 도입을 지지해 왔다. 반면 관련 업계는 이미 자율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고 있으며, 설탕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민호프 독일 식품산업협회(BVE) 사무총장은 설탕세 도입이 추가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겠다는 집권 여당의 총선 공약을 어기는 것이라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키워 AfD(독일대안당) 같은 세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