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1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미성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장면을 연출한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결국 영구 퇴출당했다.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청소년을 주 시청층으로 삼아온 한 중국 SNS 채널이 라이브 방송 과정에서 18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여성 진행자들을 괴롭힌 사실이 확인돼 최근 계정이 완전히 폐쇄됐다.
이 계정은 6~10명가량의 어린 여성 출연자를 등장시켜 '벌칙'이라는 이름 아래 가혹한 상황을 연출해 송출해왔다. 공개된 영상에는 입이 묶인 작은 악어가 들어 있는 수조에 출연자들이 억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공포에 질린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다른 사람에게 매달리자, 옆에 있던 출연자가 “왜 그렇게 호들갑이냐, 물지도 않는 순한 동물”이라며 타박하는 장면도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소녀의 허리에 줄을 묶어 물속에 넣거나, 강제로 숨을 참게 하는 등의 행동도 포착됐다. 해당 소녀가 거부 의사를 보이자 수조 밖에 있던 진행자들이 머리를 물속으로 눌러 넣으며 “3초면 끝나는 간단한 일”이라며 압박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 계정은 약 5년 전 당시 13세였던 소녀가 할머니의 신분증을 도용해 개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성년자의 라이브 방송 진행을 금지한 중국 법규를 어긴 것이다.
이 채널을 운영한 광둥 자후오 미디어 컴퍼니는 과거 14세 전후의 여성들을 모집한다는 공고로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출연자 학대 의혹으로 제재를 받았지만 곧 활동을 재개한 전력이 있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콘텐츠가 모방 행동을 부추기고 과도한 후원을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내 딸이 이 채널에 한 번에 9,600위안(약 208만원)을 후원했다”며 “위험한 행동을 따라 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플랫폼은 지난 23일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이 계정을 영구적으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