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고내구성 '염료감응 인공광합성 전극' 개발

권태혁·장지욱 UNIST 교수팀
나뭇잎 속 '전하 이동 계단' 모사
세계 최고 수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 기록

권태혁·장지욱 UNIST 교수팀(왼쪽부터 권 교수, 장 교수, 박준혁·김경림·이진영 연구원
권태혁·장지욱 UNIST 교수팀(왼쪽부터 권 교수, 장 교수, 박준혁·김경림·이진영 연구원

태양광을 이용한 인공광합성으로 수소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염료감응 전극이 개발됐다.

권태혁·장지욱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하 권 교수팀)은 전하 전달 손실을 줄이고 내구성은 높인 염료감응 인공광합성 전극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식물은 엽록소로 태양빛을 받아 전하를 만들고, 이 전하를 내부 '전하전달계'를 따라 유실 없이 연료 합성(포도당) 지점까지 전달한다. 염료감응 인공광합성은 이 엽록소 역할을 하는 염료를 이용해 손실 없이 전하를 전달하며 에너지를 생산한다.

인공광합성 전극은 햇빛을 받아 물에서 수소, 과산화수소 등을 만드는 인공광합성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염료감응 전극은 유기 염료로 식물 엽록소 역할을 대체한 친환경 전극이다.

권 교수팀은 유기 염료층과 레독스 매개체라는 물질을 니켈 포일로 감싸 매립한 구조의 염료감응 전극을 개발했다. 이 구조는 빛을 받은 염료에서 생성된 전하를 한 번에 전달하지 않고, 염료→레독스 매개체→니켈 포일→촉매 순서로 전달한다. 서로 다른 물질을 거치면서 에너지 차이에 따라 '한 칸씩 내려가듯' 전달하기 때문에 전하가 되돌아가거나 중간에 소멸하는 것을 줄여준다.

실제 나뭇잎도 엽록소에서 만든 전하를 여러 전자 전달 단백질(전하전달계)을 거쳐 낮은 에너지 단계로 순차 전달하기 때문에 손실 없이 최종 반응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염료감응 광전기화학 전극(DSPEC) 작동 원리
염료감응 광전기화학 전극(DSPEC) 작동 원리

개발 염료감응 전극에서 니켈 포일은 유기 염료가 액체 수계 전해질과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염료감응 전극은 염료와 수계 전해질이 직접 맞닿는 구조라 전하가 이동 과정에서 쉽게 사라지거나 염료 자체도 수계 전해질에 노출돼 떨어지기 쉬웠다.

권 교수팀은 개발 전극으로 물 분해 실험을 진행해 98%의 패러데이 효율을 달성했다. 염료로 만든 100개 전하 가운데 약 98개가 실제 화학 반응에 잘 도달했다는 의미다.

물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실제 인공광합성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외부 전압 없이 태양광만으로 4.15%의 태양광-연료 변환 효율(STF)을 나타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고, 150시간 동안 작동해도 성능 저하는 없었다.

권태혁 교수는 “식물이 전하를 거의 잃지 않고 전달하는 방식을 인공 소자 설계에 이식했다”며 “기존 염료감응형 인공광합성의 효율과 수명 문제를 보완하고 유해 물질도 없는 친환경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